칼럼을 쓰다보니 알게 된 것들.

by 느닷
20251014_0.jpg 2025. 10. 14일 자 경남도민일보 칼럼



여섯 번째 칼럼이 발행되었다. 처음엔 떨렸고, 그다음도 긴장되었는데 이제는 칼럼 쓰기란 녀석과 마주 앉는 요령이 조금 생긴 듯하다. 초보 칼럼니스트 앞에 앉은 칼럼이란 녀석의 어려운 점은 개인적으로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가장 어려운 것은 분량 맞추기이다. 1700글자 안에 글의 주제와 핵심 메시지를 다 담으면서도 글의 구조와 흥미를 유지할 것. 참 말이 쉽다. 칼럼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의 정수 같은 장르다. 주절주절, 중언부언 늘어놓은 글을 1700자로 줄여놓고 보면 마치 보디빌딩 대회를 앞둔 선수 같다. 소량의 체지방과 탄탄한 근육으로 마감된 보디빌더의 몸처럼 글에는 핵심만 남는다. 그 과정이 탄수화물과 당을 부르는 다이어터의 혀처럼 고단하지만, 완성된 프로필사진에서 뿜어내는 아우라처럼 완성된 칼럼에서는 정갈한 빛이 난다.


두 번째는 제목이다. 인물화의 화룡정점이 동공이라면 글쓰기의 화룡정점은 제목이다. 글을 아무리 써도, 늘 제목 정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칼럼의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 신문이라는 매체에 어울릴만한 제목을 찾는 것이 나는 제일 어렵다. 원고 발송 직전까지 계속 바꾸고 또 바꾸는 짓을 멈추기 어렵다.


세 번째는 시의적절한 주제 찾기이다. 에세이나 소설과 다르게 칼럼은 전혀 다른 주제의 뉴스에 이어서 읽힌다. 이 점은 잡지와 좀 더 유사한 부분이다. 그리고 오늘 원고를 넘기면 내일 인쇄되어 독자에게 바로 배달된다. 아날로그 중에 이보다 빠른 매체는 없다. 나란히 인쇄된 오늘자 다른 뉴스들과 함께 읽히게 될 나의 칼럼이 딴 나라 코끼리 뒷다를 긁는듯한 느낌을 주지 않으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내 칼럼의 대 주제는 '독서'이다. 독서라는 주제가 시의적절하려면? 글쎄... 이게 너무 어렵다. 그렇다고 반드시 그날의 정치/경제/문화를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신문을 읽는 요즘 사람들의 관심과 정서에 대한 스캔이 필요하다는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매우 애매한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나는 마감일과 상관없이 틈틈이 신문을 읽으며 다음 화두를 갈무리해 두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실 정답은 아직 잘 모르겠다.


마감에 쫒기는 기분은 참 싫지만, 설탕보다 은근 중독되는 글쓰기의 맛. 밥순이라 평생 다이어트는 못하지만 이 맛에 글은 또 쓴다. 글쓰기.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이 맛을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