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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han AHN Aug 20. 2018

마케팅의 기본, 3C와 4P 제대로 이해하기

3C STP 4P 올바른 설명서 (1)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사실 이전에 좀 더 실무적인 내용을 다뤄보고자 컨셉과 소비자 분석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문득 제가 아는 게 너무 없단 생각이 들어 깊이 있는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글은 올리고 싶지 않았죠. 동시에 이제 저도 월급쟁이가 되고자 준비하는 상황이고, 몇몇 활동이 겹치면서 자판을 칠 시간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네, 지금까지 변명이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힘 내보겠습니다. 컨셉과 소비자 분석에 대한 글은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대신 오늘은 가볍게(?) 마케팅 이론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미안하다!! 다시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마케팅을 조금만 접해봤으면 3C STP 4P에 대한 내용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케팅 원론 교과서가 몇 백 페이지에 달해 말하는 내용은 사실 이 세 가지입니다. 이 세 가지 개념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은 반응이 같습니다. 


너무 구닥다리다! 현실에서는 의미가 없다! 


맞는 말이지만 틀린 말입니다. 맞는 말인 이유는 마케팅 이론은 그대로 적용한다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만이 아니라 책으로 출간된 비교적 최신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위 말이 틀린 이유는 마케팅 이론에 대한 관점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제 예전 글에서도 다뤘듯이 마케팅 이론은 무언가 대입하면 결과가 나오는 방법론이 아닙니다. 이론은 현상을 정의해놓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케팅 이론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공식은 되지 못하지만 복잡한 현실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혹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살펴볼 때 참고하는 이정표로써는 훌륭한 역할을 합니다. 


한편,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3C STP 4P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론은 구성을 외우는 것이 아닌 전제를 알고 개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3C는 소비자, 자사, 경쟁사를 분석하고 STP는 세그멘테이션을 해서 타겟팅한 그룹에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고 4P는 제품, 가격, 유통, 판촉을 생각하는 것이지." 이 정도로만 이해를 하지 이 개념 속에 숨겨진 전제는 모르고 넘어갑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서 이 전제를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시리즈의 첫 글이라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은 3C와 4P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우리 이웃 네이버에겐 잘못된 정보가 참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3C와 4P를 전략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면 "균형 잡힌 분석을 위한 툴 3C 전략" "전략 기획 고수가 되기 위한 4P 전략" 이런 글이 많이 나옵니다. 대부분 무언가 컨설팅을 한다는 블로그의 설명글입니다. 전략이 방법이란 의미를 포함한다고 볼 때, 사실 3C와 4P는 전략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죠?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해를 위해 4P를 먼저 다루겠습니다.


먼저 4P입니다. 


4P는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으로 구성됩니다. 4P를 다른 이름으로는 Marketing Mix라고 부르는데요. 그 이유는 4P의 역할은 4가지를 잘 조합해 우리가 만들고 싶은 소비자의 인식, 다시 말해 Positioning을 발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Positioning 예시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4P를 통해 인식을 발현한다는 말을 직관적으로 와 닿게 하기 위해 굉장히 저렴한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우리 제품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캔커피'라는 인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라는 카피와 이를 멋들어지게 전하는 광고를 만들고 가장 비싼 TV 광고 시간대를 구매해 집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커피의 가격은 자판기 커피와 같은 가격인 300원, 제품은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팔고 있고, 패키지는 렛츠비와 유사한 캔입니다. (렛츠비 미안 저는 렛츠비를 좋아합니다) 과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캔커피'라는 인식을 만들 수 있을까요?


예시 1.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가 되기 위한 4P Marketing Mix A

Product - 렛츠비와 유사한 패키징
Price - 자판기 커피와 같은 300원
Place - 백화점부터 구멍가게까지 모든 곳에서 판매
Promotion - 정말 맛있을 것 같고 고급스러운 멋진 광고


절대 불가능합니다. 구멍가게에서 파는 300원짜리 렛츠비 유사 패키징을 보면서 '아 저건 진짜 세상에서 제일 맛있겠는걸~'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캔커피'라는 인식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가 되기 위한 4P Marketing Mix B

Product - 차마 마시고 버릴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닌 패키징
Price - 경쟁사 대비 몇 배 비싼 가격
Place - 오로지 백화점에서 판매 혹은 별도 주문을 통한 배달 판매만 실시
Promotion - 정말 맛있을 것 같고 고급스러운 멋진 광고


사람의 인식은 굉장히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4P는 이 복합적인 요소들을 네 가지로 분류한 기준입니다. 다시 말해 4P의 의미는 Postioning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 네 가지를 적합하게 잘 조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인식 과정을 정확히 정의하라면 이런 복잡한 기호로도 부족할 겁니다


다음은 3C입니다. 


3C는 (Company, Competitor, Customer)로 구성됩니다. 3C의 의의는 STP로 대변되는 마케팅 전략을 구상, 나아가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사와 경쟁사와 소비자를 고민해야만 경쟁력 있는 전략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많이 하는 오해가 3C는 STP에 앞서서 선행하는 과정이란 것입니다. 대학교 1, 2학년 마케팅 수업에 가면 학생들의 발표에서 3C를 쭉 말하고 따라서 도출된 STP는~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C를 그렇게 사용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간단히 생각해보겠습니다. STP를 하기 전에 한 소비자 분석만으로 4P까지 구상이 가능할까요? 


Segmentation을 하기 이전의 고객과 이후의 고객은 "캔커피의 주요 소비자 대한민국 2030 남성"과 "서울에 살고 있으며 영화를 좋아하고 도서관에서 담배를 피울 때 캔커피를 주로 사마시는 24살 대학생 남성 김철수 씨"처럼 디테일이 정말 다릅니다. 그런데 만약 Positioning을 발현하기 위해 Promotion 중 광고를 기획한다면. Segmentation 이전에 한 소비자 분석만으로 적합한 매체를 찾을 수 있을까요? 반드시 다시 고객을 분석해야만 하죠. 다시 말해 3C는 STP 이전에 한 번 하고 끝날 수가 없습니다. STP를 하려면 3C는 당연히 먼저 분석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을 하는 과정 내내 계속해서 분석을 해야만 제대로 된 전략이 나오고 4P를 통해 Positioning을 발현하는 과정에서도 3C에 대한 고민은 계속돼야 합니다. 


한편 3C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고안하기 위해서 유기적으로 고민해야 되는 대상을 정해놓은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절대 일방향의 프로세스가 될 수 없습니다. 자사 분석의 대표 툴로 여겨지는 SWOT 분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Strength와 Weakness는 번역하면 당연히 강점과 약점입니다. 강점과 약점이란 것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만약 지금 우리가 팔려는 커피가 우리 회사 모든 제품 중에 가장 저렴해서 강점을 가격의 저렴함으로 보려고 하는데 만약 경쟁사의 비슷한 제품들 역시 같은 가격이라면 강점이 될 수 있을까요? 자사 분석을 할 때는 경쟁사 분석이 필요합니다. 취업 특강이라면서 하는 "지금부터 SWOT 분석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도출해봅시다!" 소리들. 앉은자리에서 전체 구직자와 비교를 하지 않는 한 말도 안 되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3C는 유기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자사의 내용을 파악하면서 소비자와 경쟁사의 내용을 함께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며 다른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색이 조화로운 이 사진처럼, 3C는 유기적이고 조화로워야 합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3C와 4P를 제대로 이해하면


3C는 STP 전략을 구상, 실현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분석해야 되는 세 가지 대상이다.

4P는 STP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 구성해야 하는 네 가지 요소다.


이렇게 보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책에 적힌 3C와 4P에 해당하는 많은 내용은 3C 전략, 4P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당하는 대상을 분석 혹은 고안하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을 전하는 것이며 필요에 따라서 참고해볼 만한 툴을 첨부한 것입니다. 3C와 4P가 전략이 아니라면 STP는 전략인가요? 


네 STP는 전략이 맞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STP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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