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상대를 <이해>하는 방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머리로 이해하나요? 가슴으로 이해하나요?

by 코코넛


토요일인 오늘부터 설 연휴의 시작이다.


9일이라는 긴 연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지난주부터 계획했고 계획에 착수한 첫날이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시간이 많을 땐

타인의 생각이나 대중의 생각이 나와 무관하게 느껴진다.


그런 연유로 오늘은 계획대로 살아가는 여정을,

삶을 왜 반쪽짜리 삶이라고 생각했는지 들여다봤다.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으로 시간을 채우는 빈도가 높아졌을 때

고독해지고

고독한 상태를 즐기다 보면 사람과 어우러져 웃고 떠드는 자리에서

함께 어우러지지 못하고 딴생각으로 빠져드는

기이한 상황에 처했을 때

반쪽짜리 삶과 같다는 생각과 만났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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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그러므로 홀로 있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데, 그 노력까지도 귀찮아지는 상황이 많다.

처음부터 이렇게 타고났을까?

아니면 살다 보니 변한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이해>하는 방법도 어느 틈에 머리로 이해하게 되는 때가 많음을 떠올렸다.


이런저런 이유로 몇 해 전부터 운전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나는 버스, 지하철, 기차 등에서

간혹이 아니라 자주,

바람처럼 신경의 자락을 싸늘하게 하는

다툼이나 파렴치한 행동을 마주하기도 하고,

지나치지 않고 베푸는 친절과 배려에

울컥 눈물이 흐르기 직전에 서둘러 이성을 되찾으려고

온 힘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광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거리에서 혹은 만남에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땐

머리로 이해할 때보다 훨씬 감정의 흐름도 빠르고 감정의 변화도 급진적이다.

그래서 이성과 감성, 신체와 정신을 이분화할 수 없는 <이해>라는 지점은

타인과의 교류에서

일로 만나는 관계와 이해타산이 끼어들지 않는 만남을 구분하는 지점 같다.



”그래요, 당신은 나를 그 잘난 머리로 이해합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 그 사람은 옳고, 딴 놈은 틀렸다......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당신 팔과 가슴을 봅니다.

팔과 가슴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침묵한다 이겁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흡사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것 같다 이겁니다.

그래, 무엇으로 이해한다는 건가요, 머리로? 웃기지 맙시다. “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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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하게 <머리>로 타인을 이해하는 실수를 했었던 터라

어쩌면 자정작용처럼 이런 시간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가르치는 직업이라서 그렇다는 핑계로 나를 두둔하거나

ENTP라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도 빠져나가지 않고 마주해 보았다.


마음이 약해서,

마음은 약한데 자존심은 강해서,

마음은 약하고 자존심은 강한 것을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꼬리를 물고 원인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 나는 숨고 싶었던 것 같다.

굳이 숨길 것도 없는데 숨고 싶은 어이없는,


이런 마음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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