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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JoHoie Jul 15. 2018

경험이란 무엇인가(1)?

Peter Benz의 Experience Design

The central difficulty is that exprience is not an explanatory posit but an explanandum in its own right
- VARELA 1996

경험은 그 스스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설명이 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 바렐라 1996


들어가며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경험이란 말을 종종 사용한다. "유럽여행은 참 인상적인 경험이었어". "처음 화장을 했을 때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아." "처음 면도를 했을 때 경험은 참 기억에 남아". 그렇다면 경험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경험이라고 하는가? 여러 선구자들이 경험을 각 학문적 관점에서 해석해왔다.  존 듀이(John Dewy)는 여러 저서에서 심리학과 교육학적 관점에서 경험을 언급하였으며[1][2], 콜브(Kolb)는 경험과 학습에 관한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은 경험(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험을 분명히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사용자 경험에 관련된 분야에 이들에게 경험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험에 대해 잘 정리된 Peter Benz의 Experience Design를 통해 경험의 특징에 대해 파해쳐보고자 한다. 많은 내용을 한 글에서 다루기는 어려우므로 경험의 종류와 경험의 특징 중 가장 중요한 시작과 끝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1. 경험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경험은 한 가지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얼핏 생각해보아도 등교하는 경험과 디즈니랜드에 가는 경험은 상당히 다르다. 예시처럼 경험은 얼마나 인상적으로 다가오느냐에 따라 크게 먼저 두 가지로 나뉜다. 


Erfahrung [εrfá:rʊŋ]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이다. 등교경험,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경험 등이 있다. Erfahrung의 특징은 의식에 크게 남지 않다는 것이다. 


Erlebinsrlé:pnɪs]

일상생활 경험보다 의식에 남으며, 더 크게 느껴지는 경험들이다. 말 그대로 우리가 특별히 '경험'하는 경험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에 가거나, 지금 포스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경험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축적의 의미에서 바라본 다른 하나의 경험이 있다. 바로 Erlebnisse이다. 


Erlebnisse

단일 경험들의 축적이다. 우리의 현상학적 관점 혹은 삶의 경험에 기여하는 경험들이다. Erfahrung와 Erlebins가 모두 축적된 용어이지만 주로 Erlebins의 합으로 주로 사용된다. 학습의 관점이 아니라 경험의 관점에서 다음의 예시를 살펴보자. 우리가 뜨거운 잔에 불어 마시는 것은 어린 시절 뜨거운 물을 급하게 마신 경험과 뜨거운 물을 급하게 마시는 이미지를 각종 매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여러 경험의 축적으로 인해 개를 무서워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관점과 삶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Erlebnisse이다.



2. 경험은 단일 요소이다. (An experience as a singular unity)

단일이라는 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한다.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은 하나 혹은 단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흰 도화지 위에 하나의 일직선을 그린다고 해보자. 분명히 처음 선이 시작하는 점과 선이 끝나는 점이 있다. 선과 마찬가지로 경험 역시 단일 요소이기 때문에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대형 마트에 가는 경험을 생각해보자. 경험의 시작은 무엇인가? 아래와 같을 수 있다.


대형마트 경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순간들

처음 카트를 끄는 순간

처음 주차장에 들어가는 순간

처음 대형마트의 간판을 본 순간

처음 대형마트에 입장하는 순간 등 이외에도 굉장히 많다.


경험의 시작점은 경험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린 아이의 경험 시작점과 어른의 경험 시작점은 다를 것이며, 차가 있는 사람과 차가 없는 사람의 경험 시작점 역시 다를 수도 있다. 경험의 시작을 언급하였으니 경험의 끝도 말해보자.


대형마트 경험의 끝이라고 볼 수 있는 순간들

계산할 때

계산을 끝내고 차에 물건을 실을 때

대형마트를 빠져나갈 때

주차비를 계산하고 주차장에서 나올 때 등 이외에도 수 없이 많다.


시작과 끝은 경험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없을 수는 없다. 결국 UXer들이 해야하는 것은 시작과 끝 사이에 들어갈 일종의 경험소(Experience Element)들을 잘 배치하는 것이다. 


-

2에 계속


[1] 존듀이, 경험으로서의 예술, Art as Experience, 1934

[2] 존듀이, 경험과 교육, Experience and Education, 1938년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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