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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 Jun 22. 2017

청도 소싸움 대회

-수성과 전설

   붉은 점이 찍힌 소가 ‘수성’이고 푸른 점이 찍힌 소가 ‘전설’이다. 저 소들은 큰 눈은 싸움고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라고 착각할지도 모르겠다.

   두 소의 뿔은 비녀처럼 길고 뾰족해서 무척 위압적이다. 그런데 800kg이나 나가는 소들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마에서 피가 배어 나온다. 두 소는 거의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서로 밀고 밀기를 반복한다.

   순간 한 마리가 시위를 메긴 활처럼 등을 구부린다. 잔뜩 모여든 힘이 쏜살처럼 날아갈 것이다. 상대편 소가 그 힘을 읽기라도 한 듯 뒷발을 모은다. 순식간에 승부가 날 것이다. 자, 긴장하시라.



*이 글은 <<경북매일>>신문에 발표했던 것을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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