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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Apr 16. 2024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북리뷰



     제목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저자 : 정지아


     책소개

베스트셀러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선물했던 정지아 작가가 첫 번째 에세이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를 펴냈다. 애주가로 소문난 작가답게 그동안 만났던 술과 사람에 관한 34편의 이야기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진정성 있게 풀어냈다.


사회주의자 아버지를 통해 처음 술의 세계를 접했던 달콤한 기억부터, 수배자의 신분을 숨기고 몰래 지리산에 올라 마셨던 위스키의 아찔한 추억, 목소리 크고 개성 강한 예술가들을 하나로 이어준 막걸리의 힘, 정지아를 단단한 소설가로 키워낸 두주불사 은사의 정체까지 재미와 감동을 보장하는 도수 높은 이야기들이 쉬지 않고 펼쳐진다. 이야기는 국내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일본, 베트남, 몽골을 거쳐 멀리 아일랜드까지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에피소드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고,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한다. 그래서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독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높은 장벽이 ‘술’을 통해 스스럼없이 허물어지는 경이로운 경험과 함께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출처 : 알라딘]   



기억에 남은 한 문장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단 하루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단 하루, 이것이 술의 힘이다. 최초로 술을 받아들인 우리의 조상도 아프리카 초원의 저 동물들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해방의 하루. 숙취의 고통을 알면서도, 슬 깬 직후의 겸언쩍음을 알면서도, 동물들은 그날의 해방감을 잊을 수 없어 또다시 몰려드는 것일 테다.

술은 스트레스를 지우고 신분을 지우고 저 자신의 한계도 지위, 원숭이가 사자의 대가리를 밟고 날아오르듯,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깨고 나면 또다시 비루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잠시라도 해방되었는데! 잠시라도 흥겨웠는데!

p. 67   



감상평


‘아버지의 일지’를 너무 재밌게 읽었기에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라는 이 책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나를 돌아보고 마음 한편에 여운이 남았다. 이 책은 그저 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에필로그의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에게 술은 자신의 상처는 물론 치졸한 바닥까지 드러낼 수 있게 하고, 그로 인해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친밀하게 좁혀주는, 일종의 기적이다. 술 없이 이토록 솔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나는 그만한 용기가 없어 술의 힘을 빌 뿐이다.”


술은 사람과 사람을 쉽게 이어주는 도구인 것 같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하지만 술에게 이기려는 객기를 부리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나를 망가트리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적당히가 중요하다. 앞으로도 술은 마실 것이다. 다만, 스스로를 조절을 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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