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시간은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0. 팀장이 된 지 3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미숙한 점이 많지만 안정궤도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영원히 괜찮아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조금만 견디면 곧 괜찮아진다고 믿었고 정말 그렇게 되었다. 역시나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1. 팀장이 되고 나서 한 동안은 부사수와 함께 일하는 사수처럼 엑셀 로직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실무자처럼 일했다. 그러다보니 야근이 너무 많아져 우선 내 몸과 정신이 힘들었고, 팀원들의 성장에도 좋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팀장의 레벨로 일해야 하는 것처럼, 팀원들도 한 단계 더 높게 고민하고 실행해볼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큰 방향만 잡아주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흐린 눈으로 흘려보내기도 하고, 믿음이 가는 부분은 슥 보고 넘기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팀원들의 개선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2. 개선점에 대해 피드백을 해줘야 할까. 내 피드백이 곡해되지 않을 만큼 나와 팀원간의 신뢰가 쌓인걸까. 대화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내 에너지를 들일만큼 가치가 있는 일일까. 고민하다 이 역시 팀장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니 해보자,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팀원에게 피드백을 주었다.
답을 정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내가 아쉬웠던 점은 이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했고,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고,
원인은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부분과 내가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팀원은 피드백에 대해 고마워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요청해주었다. 자기가 기대했던 것보다 내가 팀장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칭찬 아닌 칭찬도 해주었다.
3. 나와 우리 팀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공개적으로 받을 때가 있다. 우선 감정이 상하고 나면 공격할지, 방어할지 고민이 된다. 공격하면 나도 똑같이 낮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방어하는 건 자존심이 상한다. 어느 쪽이든 좋은 방법은 아니다.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감정이 상한 이유를 바라본다. 내가 틀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분이 나쁜 것 같은데, 그들보다 내가 도메인&내 업무에 대한 고미은 훨씬 더 깊다는 확신이 생긴다. 그들이 하는 말에 감정 상해 할 필요는 없겠구나. 모르면 그럴 수 있지. 내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맞는 말이라면 검토해보겠다 / 틀린 말이라면 드라이하게 팩트를 알려주며 계몽한다. 중심을 잃지 말자. 내 업무는 내가 제일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