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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호 May 02. 2017

낭만에 대하여_파리의 색

파리 여행에서의 기억 from art to lifestyle

꿈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Roman’

 

시간은 좀 지났지만,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1년 전 즈음인가 자주 우리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표현 중에 roman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 내 로망은,, “ 과같이, 꿈꾸는 이상향의

궁극적 지표를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한 단어였고.



올해 1월, 하나의 로망이었던 파리에서의 온전한 일주일 이라는 로망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대표적인 파리에서의 로망인

루브르 박물관, 오르셰 미술관부

철저히 개인적 로망이었던, 파리에만 있는 그림들을 볼 수 있는 미술관들을 돌아보았고

이후 일정마다 차근차근

나만의 또 다른 그것을 찾아 여행하였다.


오르셰 미술관 앞의 시간. 오르셰 미술관



Roman 은 원래 소설이라는 단어로부터

어원을 갖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미술사에서 사용된 낭만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19세기 전반기에 유럽에서 전개된 문예 사조를 대표하는 단어이다. 또한 프랑스혁명, 산업 혁명, 자유시민 계급의 부상을 각각정치, 경제,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등장한 사조라고 일컬을 수 있겠다.

이후 낭만이라는, 또 낭만주의라는 관념은

문학, 철학, 음악 등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좀 더 과감해진 자유로움’



위와 같은 배경을 기반으로 낭만주의는,

개인의 개성과 주관을 표현하기 시작한

미술 사조였고, 풍부한 상상력에 기초했으며,

자유로운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고,

이 자유로움은 다양한 형태와 색채로 구현되었다.

이에 따라 이전과는 달리 색채의 변칙적 왜곡이 사용되었고, 형태의 변형이 점차 일반화되었다.

위와 같은 경향은 이후 표현주의와 추상 미술로 발전하는 step stone이 되었을 것이다.



기존의, 이성과 합리성과 종교적 도덕성에 기초했던 신 고전주의의 기조와는 달리,

낭만주의는 감성에 온 신경을 쏟았고,

정취를 느끼고자 했으며, 개인의 취향과 같이

아주 얇고 섬세하면서도 중요한 서정의 요소를 놓치고자 하지 않았던,

거대한 섬세함이 움튼 시대적 사조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좀 더 주관적이면서도,

개인의 재능과 천재성을 인정했고,

창조력을 높이 살 수 있었던,

다양한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었던

효시를 쏘아 올린 첫걸음이었으리라.



1.    중세의 고딕 문화 예술

2.    오리엔탈리즘

3.    상상력의 테마

4.    현실세계의 센세이셔널한 테마

5.    자연 그 자체 혹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테마

낭만주의의 테마는 위와 같이 5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프랑스의 테오도르 제리코, 외젠 들라크르와

영국의 윌리엄 블레이크,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독일에는 필립 오토룽게,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아놀르 붸클린이 있고,

스페인에는 그 유명한 프린시스코 보야가

낭만주의 시대의 기라성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풍요로움을 위한 그림 한점.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그 앞에서. 루브르 박물관



들라크르와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1>이라는 작품이다.

한편의 장엄한 역사화인 위 작품은, 자유시민계급과 부르봉 왕가의 대립을 보여준다.

3년 후 프랑스의 제 1 공화국은 몰락했지만,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짖던 시민계급의 노력은 결실을 맺는다. 중앙의 마리안느로 불리는 여인은 (상상 속의 여인) 자유 , 평등, 박애라는 공화국의 정치 이념을 상징하는 삼색기를 든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케 한다.

애국심을 강조하고 심리적인 동참을 유발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지 않은가



" 나는 현대적인 주제,

바리케이드 전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조국의 승리를 위해 직접 나서지못했지만, 화가로서 이 사실을

기록하기로 했다. "



이 그림을 그리며 들라크르와는 형에게

위와 같은 서신을 보내었다.

그는 그의 작품에서 파리의 노트르담 광장을 배경으로 시민계급의 혁명 성공을 상징하였고,

거친 필치로 의지를 실었으며, 원색의 색채를 과감히 사용하여 힘을 표현하였다.

이후 1831년 살롱에 전시되어 호평을 받았고, 오늘날 사람들의 파리에 대한 로망인

루브르에 전시되었다.



들라크르와가 형에게 보낸 서신에서 느낄 수 있듯,

그 역시 낭만주의의 사조 아래, 대표작이 되어라! 하고 이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으리라.

그 역시 그만의 로망을 위해,

또 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실현하기 위해

자신만의 필치와 색채를 구현하려 하였고,

그 노력의 결과 오늘날 우리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로망 속의 한 작품으로서 남게 된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와중에도 반복되는 routine 속에,

모두 우리만의 방식으로 24시간의 한 조각을 소화하는 중일 것이다.

이 속에서 끊임없이 이상향을 위한 안테나를 세우고, 누군가에게는 멀게 또는 가깝게 느껴질

그 향을 맡아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노력 자체만으로도 오늘의 하루는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낭만주의의 그림들에서처럼 다양한 색채들은 찾기 힘든, 회색빛의 건물 속에 파묻혀 있다 하더라도

항상 한켠에 있는 roman을 이따금씩 꺼내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자.

그것이 몇년전의 여행에 대한 추억의 한조각이든, 어제밤 친구들과의 짧지만 향긋한 맥주한잔의 기억이든.



파리에서 블랑. 프랑스 시청 앞 광장.


 

오늘도 routine 속에 작은 로망의 조각을 꿈꾸고 있는 우리들에게,
작지만 거대한 가능성이 깃들 수 있는
한 조각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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