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톨로지 Mar 03. 2017

'정치'로 풀어보는 당신의 다이어트

진보와 보수가 치고 받고 얽혀 싸우는 몸안의 치열한 정치싸움- 다이어트


요즘 정치판이 말도 아니다. 뉴스가 영화보다 더 스펙타클한 요즘이다.

국회에도 야당과 여당이 매일 기싸움을 벌이듯,

우리의 습관에도 두세력이 끊임없이 충돌하는데

습관을 둘러싼 이 세력 다툼은 재미있게도 진짜 정치와 거의 비슷하다.

인터넷만 보면 변혁을 추구하는 진보 진영이 득세할 것 같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 보면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보수파가 득세하는 것처럼,

우리는 습관을 바꾸겠다고 매일 굳은 다짐을 하지만

막상 하는 행동은 지금까지해 오던 습관인 경우가 많다.

습관을 바꾸지 말자는 쪽은 ‘말자당’, 새로운 걸 하자는 쪽은 ‘하자당’이다.


우리의 몸을 이끌어 가는 건 대부분 말자당이다.

젊은 사람들이 아무리보수파인 여당을 욕해도 투표를 하러 가지 않으면 여당이 당선되는 것처럼,

몸과 마음에서 벌어지는 크고작은 변화의 움직임을

 우리가 애써 무시하기 때문에 말자당이 몸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

‘운동을 할까?’ 에도 ‘말자’로, ‘조금만 줄여서 먹을까’에도 ‘말자’로 일관하는 말자당의 구호로는

‘5분만 더 자야지’나 ‘내일부터는 진짜 다이어트’ 같은것들이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정부는 막 나가게 마련이다.

당신몸의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결과는 바로 당신의 몸이다.

투표조차 안 해놓고 정부를 욕하는 게 비겁하듯,

내 몸 속의 말자당과 하자당의 치열한 다툼에서

하자당을 밀어 주지 않고 살이 쪘다고 분노하는 건 비겁한 일이다.


당신이 정말 몸을 바꾸고 싶다면 몸 안의 진보 진영인 하자당에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 한다.

지금 당신 몸 속 국회의사당의 과반을 넘게 차지한 말자당과는 달리

하자당은 달동네의 다 쓰러져 가는 3층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차려놓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 동안 아무도찾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몸의 대통령 선거인 10kg 단위의체중감량에만 관심이 있었던 당신은

지역구 선거인 사소한 습관의 변화나

새로운 시도의 성공 같은 하자당의 작은 승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당신이 정말 주목해야 하는 건 이런 작은 승리들이다.

사흘 동안 식단조절을 한 자신을 기특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450kcal짜리 감자칩 두 봉지를 비운자신을 원망하고

‘망했으니 하지 말자’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말이다.


아무리 대통령이 여당이라도 국회가 야당 텃밭이면 힘을 쓸 수가 없고,

시장이 야당이라도 시의원들이 모조리 여당이면 원하는 정책을 펼 수가 없듯,

굵직하고자극적인 한 순간의 사건,

즉 한 사람의 대통령이나 시장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뒤에 깔린 소소하고 지속적인사건들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작은 성공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다이어트는 필연적으로 실패하게되어 있다.


여기에 대단한 의지와 정열은 필요없다.

목표는 대통령이지만 시작은시의원이어도 좋다.

목표가 10kg 감량이라면 시작은 5분 일찍 일어나 기지개 더 펴기 정도면 충분하다.

한방에 끝장을 보겠다는마음보다는

가늘고 길게 버티며 스스로를 달래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사흘 버티고 정신없이 먹어치운감자칩에 포기해 버리면 안 된다.

야구에서의 격언처럼, 끝날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1%라도 계획에 맞춰 왔다면,

의지를가지고 있는 한 아직은 실패가 아니다.

1%라도 어쨌든 성공은 했잖아.

감자칩 때문에 목표까지 며칠 더 걸릴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사흘은 버텼다는 걸 자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고비도 찾아온다.

금연에도 ‘3, 3, 3’의 고비, 그러니까3일, 3주, 3달째에 고비가 찾아 온다.

그러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피웠다고 해서 금연이 실패한 건 아니다.

 물론반성은 해야겠지만, 거기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대 피웠다고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줄담배를 피우는 건초심을 버리는 일이다.



다이어트도 똑같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세상이 무너질듯이 자기관리에 철저해 보이는 사람들도

그 단계까지 가는 동안 숱한 고비를 겪었다.

수많은실패를 겪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한 발을 더 내디딘 것이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마라.

‘어제쉬었으니까 오늘도 쉬자’가 아니라,

‘어제 쉬었지만 오늘은다시 한 번!’이 되어야 한다.

‘지금 먹었으니까 나는 쓰레기야’가 아니라,

‘오늘은 야식을 먹었지만 내일은 기필코 먹지 않으리!’가 되어야 한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한 방에 로또처럼 찾아 오는100%의 성공이 아니라,

매일 1%씩 성장하는 스스로를 칭찬할 줄 아는 태도다.


말자당이 아무리 강력한여당이라도, 매일 꾸준히 1%씩 밀어닥치는 하자당을 이길수는 없다.

 1에서 1%가 늘어난 1.01을 매일 한 번씩 곱하면,

그러니까 1.01의 365승을 계산하면 37.78이나온다.

반면 1%가 줄어든 0.99를 365승 하면 0.025가된다.

1년 사이에 무려 1480배로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하자당의 목소리에 한번만 더 귀 기울이자.

하자당의 작은 성공을 축하해 주자.

우리가 걸음마를 배울 때 옆에서잘한다고 박수쳐 주는 부모님 대신,

왜 이것밖에 못 걷냐고 야단치는 부모님이 있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일어설 수도 없었을 것이다.


늘 마시던 프라푸치노 대신 아메리카노에 맛을 들이고,

입이 심심할 때 먹던 초콜릿 대신에 생수를 마시는 습관을 하루 이틀 늘려 나가다 보면,

그리고 그 성과를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다 보면

언젠가는 당신의 다이어트는 말자당으로 이루어진 강력한 습관을가지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고작 1%에 지나지 않았던 그작은 승리가. 그때가 되면 당신의 다이어트는 반드시 성공한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다이어트가 매번 실패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