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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혁재 Jul 12. 2019

산후풍

이혁재소아시한의원 병인박사 이혁재원장입니다.


산후풍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출산 후 발생하는 것으로 가볍게는 몸이 무겁고 피곤한 정도지만 사람에 따라서 허리통증 무릎통증 손가락관절통증 어깨 결림과 시리고 저리고 땀이 나거나 몸이 붓고 불안감 우울감 유방통증 등 다양한 형태의 증상으로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산후풍이 무서운 이유는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따라다니기 때문입니다.

산후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입니다.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빨리 치료하고 완전히 좋아질 때 까지 충분히 관리 해야 합니다.


그럼 산후풍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출산을 해서입니다.

출산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산후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산후조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서 출산 후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산후풍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산하면 자궁 문이 열리면서 산모의 골반과 모든 관절이 함께 늘어납니다.

땀구멍도 활짝 열리고 열린 모공을 통해서 식은땀이 줄줄 흐릅니다. 

출산직후 산모의 몸은 외부의 어떤 저항에도 거의 무방비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몸 상태가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가는 기간이 49일입니다.


49일이 지나면 아기를 키우느라 늘어났던 자궁이 원래의 크기로 수축되는데 이 때 출산 시에 벌어졌던 골반과 관절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고 열렸던 땀구멍도 닫힙니다.


산후풍 발생이 산모로서 당연한 이유는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할 때 양 팔로 안는 자세가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입니다. 어깨나 허리 등의 관절이 원활하지 않을 때 수유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관절에 문제가 올 수 있습니다. 아기가 울거나 보채면 일어나서 안고 달래야 합니다. 열이 나거나 아프면 한밤중에라도 품에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이 때 모공이 열려있는 피부에 찬바람을 맞거나 약해진 관절에 무리를 준다면 산후풍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출산 후 49일 동안은 최대한 산모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출산은 혈허(血虛)를 가속하기 때문에 우울증 불면증도 함께 올 수 있으며 

산후풍으로 인한 고통은 이런 심리적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필연적으로 오는 산후풍을 예방하려면 주변에서 산모가 안정된 마음으로 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산모 스스로도 산후풍에 대한 위험성을 잘 인식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갑자기 몸을 격하게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하는 것을 주의해야합니다. 특히 피부가 공기 중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옷을 덥게 입는 것도 문제지만 덥다고 피부를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모공이 열려서 가만 두어도 땀이 줄줄 새는 산후 49일 이전에 맞는 바람은 시리고 저리고 붓고 아픈 산후풍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샤워 후 물기를 닦지 않고 밖으로 나오면 기화열로 인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한기를 느끼면서 심각한 상태로 빠질 수 있으므로 샤워부스 안에서 물기를 닦고 옷을 입고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사 입장에서 산욕기의 산모들은 가벼운 산책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출산 이후에 오로 배출이 끝나는 1주일 후부터 산후풍 예방과 면역회복을 위해서 3개월 이상 꾸준히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산후풍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더욱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산후풍 증상 중에 산후 1~2 주가 돼서 산모가 조금씩 걷기 시작할 때 종아리에서부터 허벅지까지 혈전이 생기고 혈전부위에 통증이 있으면서 점차 붓는 것을 산욕기의 하지혈전증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오로가 완전히 배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혈이 울체되거나 기운이 없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허열이 뜰 때 발생합니다. 이때는 울혈을 풀고 가운을 도와주고 오로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는 한약으로 치료합니다.


산후에 감기도 아닌데 열이 오르내리고 덥고 추운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때 감기인줄 알고 해열진통제나 감기약을 복용하면 안됩니다.

이것은 산후풍으로 산후에 기혈이 허한 상태에서 무리할 때 발생하는데 기와 혈을 보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만약 감기약을 함부로 복용하면 땀이 끊임없이 흐르면서 체력이 고갈되고 산후풍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산후에 과로하면 산후풍이 발생하면서 건강이 회복되지 않고 늘 피곤하고 허리 어깨 무릎 손가락 관절이 아프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납니다. 이때는 산모의 병인에 따라 보기 보혈 보음 보양 등의 기능을 가진 한약으로 꾸준히 치료해야 합니다. 


산후풍인줄 모르고 증상에 따른 약을 함부로 복용한다면 비위기능을 상하고 

면역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부종은 산후풍에서 가장 심각한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종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체중조절에 실패해서 비만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으로 고생할 수 있고 관절에 무리를 주어 퇴행성관절질환이 될 수 있고 비장 기능을 상해서 만성피로 건망증 불면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신경질환까지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산후부종은 일반적인 부종과는 원인을 달리 합니다. 무조건 물을 빼는 약을 쓰면 곤란합니다. 

산후부종에서 대변이나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하는 약을 함부로 쓰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산후에 기혈이 부족하면 신진대사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 때 밖을 돌아다니거나 힘든 일을 하거나 찬바람을 쐬거나 감기가 걸리는 등 몸 관리가 잘 못되면 허한 증상이 증폭되고 기혈순환과 수액대사가 막히면서 부종이 발생합니다.  이때는 기혈을 보충하는 처방으로 몸을 보해주면서 적절하게 습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반드시 병인을 확인하고 병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평소 칠정이나 노권 등의 병인이 있는 부인이 출산하면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서 산후풍이 올 수 있는데  이 때는 산모 개인의 병인에 맞는 치료를 해 주어야 합니다.


여성의 평생 건강은 출산후 관리가 좌우합니다.

산후풍관리 잘해서 언제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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