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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롱 Nov 25. 2020

1968년, 생각을 재판받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줄거리

1968년, 7명의 젊은이들이 연방 법원 법정에 섰다. 그들의 죄목은 폭동을 일으킬 ‘생각’으로 주 경계를 넘었다는 것이다. 이 황당한 일의 시작은 8월에 열린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이었다.

톰 헤이든, 애비 호프먼, 데이비드 델린저를 포함한 7명. 일명 ‘시카고 7’은 베트남전 참전 반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카고에 모여 시위를 열었다. 하지만 시카고 시장은 시위를 불허하고 경찰과 주방위군을 동원해 시위를 저지했고, 두 충돌하면서 유혈사태가 발생되었다.

이에 당시 존슨에서 닉슨으로 대통령이 바뀌면서 정치적 상황이 더해져 ‘시카고 7’은 정치적 희생양이 된다. 새로 부임한 법무부 장관에게 악의적인 명을 받은 검사에 그들에게 부정적인 판사까지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재판을 받게 된다.



법정영화의 호흡으로 미국 민주주의 역사를 관통한다


타고난 이야기 꾼인 아론 소킨 감독은 법정영화의 형식으로 미국 민주주의 역사를 관통했다. 하지만 법정영화의 형식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아론 소킨은 법정이라는 공간과 ‘시카고 7’의 사건을 이용해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않고도 당시 미국이 얼마나 민주주의의 위협을 받고 있었는지 알렸다. 그리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1968년 미국은 케네디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의 암살로 죽으면서 이념과 사상의 대립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1965년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되면서부터 이어져온 반전시위의 불씨도 함께 커졌다. 반전시위의 중심에는 어느 혁명이 그렇듯이 젊은이들이 있었다. 베트남전 참전 대상이 20~30대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젊은이의 반발이 컸다. 또한, 베트남전의 명분이 부족했다.


명분 없는 전쟁에 희생되는 수많은 생명들에 지친 이들은 다가올 대선을 이용해 반전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상황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당했다. 갓 당선된 닉슨 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고조된 반전 분위기를 잠재우고 전쟁 지지자인 본인의 지지자를 확대하기 위해 이들을 본보기로 처벌하고자 한다.


아론 소킨 감독은 어째서 지금 이런 영화를 내놓았나


민주주의와 혁명의 순간은 언제나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수많은 실패와 희생을 딛고 비로소 승리를 맞이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역사였다. 미국은 지난 대선으로 스스로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야성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올해 11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때론 과거의 상처와 영광을 잊고 잘못된 선택을 한다.


과거의 참패를 기억하는 일이 오늘의 바른길을 만든다는 것을 아론 소킨 감독은 유권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쯤 되면 살펴보는 싱크로율

애비 호프먼 역의 샤샤 바론 코헨 / 실제 애비 호프먼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애비 호프먼’. 실제 인물도 정말 저렇게 유머가 넘치고, 멋있고 자유로운 영혼이었을까 궁금했다. 애비 호프먼에 사진과 영상을 찾아보고는 그를 연기한 ‘샤샤 바론 코헨’의 완벽한 재현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부터 제스처까지 많은 연구를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혁명의 가치는 내 목숨과 같다는 주옥같은 멘트를 남긴 인터뷰 영상을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4LJKSMVFPo&feature=emb_title


마케팅은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유명한 에디 레드메인이 주가 되었지만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애비 호프먼을 맡은 샤샤 바론 코헨이 아닐까 생각한다.

톰 헤이든 역의 에디 레드메인 / 실제 톰 헤이든


반면, 가장 실제 인물과 다르게 생긴 사람은 ‘톰 헤이든’ 역의 에디 레드메인이다. 이건 그가 너무 잘 생긴 탓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연기로 보자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혁명가의 얼굴과 태도를 너무나 잘 표현해 주었다. 샤샤 바론 코헨과는 ‘레미제라블’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상단 왼쪽부터 제리 루빈, 애비 호프먼, 톰 헤이든, 레니 데이비스, 보비 실, 줄리어스 호프먼 판사, 윌리엄 쿤슬러 변호사, 리처드 슐츠 검사

나머지 인물의 싱크로율도 훌륭합니다. 특히 윌리엄 쿤슬러 머리 스타일은 완벽하게 재현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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