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뒤적거리다가 늦봄인지 초여름에 찍은 사진을 한 장 발견했다. 저녁을 먹고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서 마셨던 라떼. 선선한 바람이 불고 분위기가 좋아서 다들 날씨가 이 정도로만 계속되어도 좋겠다 했었던.
어느새 여름이 성큼성큼 와 버렸다. 지난달의 더위는 혹독했다. 거대한 식품건조기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뜨거운 공기에 익는 듯했다. 그리고 장마와 함께 찾아온 조금 살만한 나날들. 밤공기가 이리 선선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며칠 지나고 나면 다시 더워질까. 하루 종일 시원한 물만 찾고 에어컨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 한여름이 다시 오겠지만, 오늘, 지금 이 순간에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라떼 한 잔 마시면서 조용한 밤 시간을 만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