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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치우 Nov 16. 2022

조직에서의 정치에 대하여

정치력의 본질로서의 공감능력


1. 조직을 넘어서는 개인은 없다, 조직의 역량을 넘어서는 개인의 역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1.1.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그 능력이 조직의 능력을 넘어설만큼 압도적일수는 없다. 자신의 능력이 조직의 능력을 능가한다고 하는 것은 개인의 오만에 불과할 것이다.


1.2. 그러므로 개인 - 조직을 벗어나서 생존할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의 개인 - 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정치력이다.


2. 정치력은 남을 이간질하는 능력이 아니다.


2.1. 정치력은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 조직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의사를 일치시키는 힘이다, 조직을 구성하는 개인들 사이에 의사의 불일치가 있을때 그 불일치를 인식하고 의사의 불일치의 본질을 파악하며 그들이 동의할 수 있는 메타적이고 절차적인 명제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2.2. 어떻게 의사의 불일치를 인식하고, 인식된 의사의 불일치의 본질을 파악하며, 나아가 조직의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메타적이고 절차적인 명제를 제시할 수 있는가?


2.2.1. 그것은 결국 공감능력으로 수렴한다.


2.2.2. 의사의 불일치는 많은 경우 발화되지 않고 숨겨져 있다.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그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불만을 이야기하지 아니하고 소극적인 공격성을 보인다, 동의하지 못하기에 동기부여되지 않고 동기부여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열심히 하지 않는다.


2.2.3. 발화된 불만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많은 경우 진실한 불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실한 내면의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진실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어 보이는 형태로 왜곡된 불만을 제시한다.


2.3. 의사의 불일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실한 의사를 읽어내야 하고, 사람들은 불만을 제시하지 않거나 왜곡된 불만을 발화하므로, 진실한 의사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2.3.1.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결국 공감하는 능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지에 대해서 - 이것은 높은 수준의 역지사지라고 표현될 것이다 - 생각하는 능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3. 구성원들의 진실한 의사를 읽어낸다면, 불일치하는 의사들을 조정하는 절차를 제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3.1. 어떤 부서에서 우리 부서가 어떤 일을 담당해야 한다고 통보하였는데, 살펴보면 그 일은 우리 부서의 일이 아니고 우리 부서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하자(이런 일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어떤 조직에서든 벌어지는 일이다). 상대방은 '그건 원래 당신네 부서의 일이다, 당신들이 할 일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어떻게든 정당화하기 위한 관련 근거들을 제시할 것이다.


3.1.1. 이때 상대방과 '그 근거는 타당하지 않은 근거이다, 당신들이 요청하는 일은 우리 부서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다투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적합한 부서에서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고 싶지 않고 귀찮아지고 싶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3.1.2.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그 사람의 고충을 알아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아 이런 일을 하라고 지시를 받으셨군요, 같이 실무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지시 내려오면 저희도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살펴보니 ~ 부분은 저희가 ~ 측면에서 협조해드릴 수 있을 것 같고, 다만 ~ 부분은 저희가 ~ 상황이므로 수월하게 처리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만나서 상의를 해보시는게 어떨까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3.2. 같은 입장임을 강조하고, 문제를 공감해주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공통된 적을 만들고, 협조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협조해주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고, 그러나 담당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조직을 넘어서는 개인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조직의 능력을 활용하는 능력으로서의 정치력이 강조되고, 또한 조직을 넘어서는 개인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정치력의 본질은 무력이 아닌 공감능력인 것이다.


4.1. 상대의 의사를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 의사의 불일치를 조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생존할 수 없다


4.1.1. 그러므로 생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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