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의 직장 생활을 지나, 다시 한 번 마음의 계절을 맞이하며
28년 동안 나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해왔다.
사원으로 시작해 중견기업의 CEO 자리까지 올랐고,
그 과정에서 경험한 분야와 책임의 넓이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자부심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흔들림 없는 리더였지만,
사실 그 뒤에는 매 순간 치열한 고민과
조직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버텨야 했던
많은 상처와 판단들이 있었다.
그래도 나는 늘 최선을 다했고,
그 덕분에 뒤돌아보면
참… 잘 살아온 길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경영철학의 차이는 결국 나를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오랜 시간 몸 담았던 분야에서,
지금은 조금 생소한 작은 중소기업의 부사장으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처음엔 이 변화가 두려웠다.
젊은 날,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불안하고 초조했던 그 감정이
낯설게 다시 찾아왔다.
다시 배워야 하고, 다시 적응해야 하고,
이 작은 변화 하나에도 흔들리는 내가 보였다.
하지만 문득 깨닫게 된다.
나는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나이는 어느덧 퇴직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다가가고 있지만,
내 마음 속 열정은 한 번도 식은 적이 없다.
경험은 깊어졌고,
판단은 단단해졌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 넓어졌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생의 2막, 혹은 3막이라 불러도 좋다.
내 앞에는 또 다른 새로운 역할,
또 다른 성취,
그리고 또 다른 의미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후회를 품은 사람이 아니라,
후회를 딛고 다시 걷는 사람이다.
그렇게, 한 번 더 멋지게 살아가려 한다.
내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