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지는 기록이 어색한 사람의 첫 걸음
무언가를 계속해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얼 어떻게 남겨야 할 지 늘 고민이었다.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이 한창이던 시절 친구들은 자신의 일상을, 친구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던 그때에도 난 친구들에 비해 움직임이 없었다. 그때도 뭘 남겨야 하는지 몰랐던 내가 성인이 되고 지금까지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반면, 혼자서만 보는 주로 감정만 쓰던 추상화 같던 노트에 쓰던 일기와(감정만 써 놓으니 몇 년 뒤 일기장을 펼쳤을 때 ‘어? 이때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썼더라?’라고 기억이 희미해져서 그 후 쓰지 않는다.), 사건 일지처럼 남겨놓는 블로그 비공개 일기, 10여 년도 넘게 자고 일어나면 비몽사몽 남기는 휴대폰 어플 속 꿈 일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우연히 들어갔던 카페가 너무 좋았던 날, 길 가다 우연히 귀여운 걸 봤던 날, 고마운 마음을 받아 잊지않고 남겨놓고 싶었던 날, 10여년째 보는 영화가 다시금 또 좋아져 이렇고 저렇고 하고싶던 날, 식물의 새순이 나는게 기뻤던 날 등 사소하거나 묵직한 마음이 들었던 날 기록해두고 싶어도 늘 타이밍을 놓치고 사진첩에만 쌓여갔다.
누구보다 내 성장을 바라고 변해가는 모습을 원하는 내가 기록도 하지 않고 무얼 바라고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내가 담고 있는 마음들과 나의 취향을 기록하다 보면 내 성장이 잘 보이지 않을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란 말처럼 개인적인 취향과 마음을 꾹꾹 담아 기록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