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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wanna Feb 18. 2023

01. 나를 발견하다


@photo by Gwanna



길을 걷다 햇빛이 뜨거워 손에 들고 있던 점퍼를

자연스럽게 머리 위로 뒤집어썼다.

순간 중력이 없어진 듯 몸이 둥실 뜨는

짧고 강렬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진짜 ‘나’를 봤던 행동이었다.



‘아, 나 원래 머리가 뜨거우면

점퍼를 뒤집어쓰던 당찬 소녀였었지..'



지금의 모습도 ‘나’이긴 하지만

아무런 계획과 생각, 의식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했던

자유롭게 반짝거리기만 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소녀는 이제 주위의 시선을 살피며

의식적으로 웃고 머릿속으로

수 없이 많은 계산을 하는 소심쟁이 어른이 되었다.



하루 24시간 중에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은

몇 분이나 될까?



세상에 잘 희석되기 위해 나의 색깔을

마음 한편에 툭 놓아두고

다른 색깔로 치장한 채 살아갈 때가 많은 요즘

진짜 내 모습조차 의식을 붙들고

들여다봐야 하는 요즘이다.



진짜 ‘나‘를 찾고 ’나‘를 알고

이뻐해 주며 잘 들여다볼 줄 아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자유롭고 당찬 소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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