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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한Meehan Jul 12. 2019

또 하나의 아마추어 예술가

브런치를 시작하며


나는 창조적 예술을 하는 종족은 대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순간의 영감을 받아서 작업하는 사람, 꾸준한 인풋으로 인해 한가지 아웃풋이 나오는 사람. 작업물의 완성도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나는 아마추어의 시선으로 나라는 워너비 예술가를 분석하고자 이 글을 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창조적 예술"에는 음악, 미술은 물론 글 쓰기가 포함된다. 나는 이러한 예술 계통에 이끌려 헤어 나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언제나 그리고 쓴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위에서 내 마음대로 정해놓은 분류법에 따르면 내가 의외로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이 없으니까 꾸준히 재밌게 하자는 다짐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나는 원래 태생부터가 꾸준함이랑은 거리가 멀었다. 끈기가 부족해서 결과가 빠르게 나오지 않거나, 실력 향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분야에는 쉽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얼마 전 오빠가 그런 말을 해주었다.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항상 무언가 쓰고 있는 게 대단하다고. 너는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라고. 비록 반쯤은 술김에 한 찬사였지만 나는 그 말이 굉장히 고마웠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내가 항상 무언가 쓰고 있었던가? 비록 기록 중독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한 번도 그게 글을 쓰는 행위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오빠가 뜻하는 끈기에는 자연스럽게 인내라는 단어가 따라온다. 어떤 행동이든 끈기 있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인내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이러한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인내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결과물이 제때에 나온다는 의미이다. 말했듯이,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나는 무언가 써야겠다고 주제가 잡히면 휘리릭 써나갈 수 있다. 막힘없이 생각한 구조대로 뚝딱 완성시킨다.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글 한 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글의 전문성이나 완성도와는 무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는 오빠가 말한 것처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생각이 나서 쓰는 것뿐이다. 그런 찬사를 들을 사람들은 적어도 나보다는 더 노력하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 같다. 적어도 나보다는 필사적이고, 적어도 나보다는 꾸준한 사람들. 하지만 나는 한 사람의 아마추어 예술가로서, 지금처럼만 생각을 정리하고 지금처럼만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일단은 그걸로 만족한다. 한때는 글쟁이라면 어떤 심오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나보다 심오한 주제는 없었다. 나는 앞으로도 나와 내 좁은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만을 표현하며 살아갈 것 같다.



요즘은 글쓰기와는 조금 떨어져 지냈다. 다시 하고 싶다.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니 이런저런 주제들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어떤 걸 먼저 풀어나갈 수 있을지, 어떤 생각이 더 먼저 정리가 되어 바깥으로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일주일에 한 편 정도는 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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