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령주, 장만월, 구찬성의 재구성!
2019년 9월 1일에 인기리에 종영한
[호텔 델루나]에는
'월령주'라는 술이 나옵니다.
그 술을 먹으면 '달의 객잔'의 주인이 되어,
긴 시간 자신의 '한'을 풀 때까지...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의 유한한 시간을 초월해
비록, '귀신'의 상태지만
기억을 가진채로 존재할 수 있기에...
장만월을 보낸 구찬성이
'월령주'를 먹고,
새 [달의 객잔]의 주인이 되어
긴 시간(100년, 1000년 등)이 지나더라도
환생할 '장만월'을 계속 기다리는
설정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찬성의 경우 '한'이 아니라,
장만월을 다시 보고싶고
또 만나 사랑하고 싶은
'애틋한 염원'이
그를 삼도천을 건너지 않고
이 생에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요.
그렇다면 '사랑'이라는 가치의
'영원성'에 대하여...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새 '달의 객잔' 주인이 된 구찬성이
장만월이 환생하기를 바라며
1000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며,
어느 날...
환생한 장만월을 만났다면...
구찬성의 이 표정이 더욱 더
애틋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찬성이 시간을 뛰어넘어
존재했던 이유는
존재 그 자체가 나의 모든 시간이었던
'그 사람(장만월)'이 있었기에...
그 사람과 다시 사랑하고 싶기에..."
또, 구찬성은 새로운 주인으로써
[달의 객잔]을 운영하며
1000년 이상의 시간을
객잔의 주인으로 보낸
장만월의 '고독했던 시간'과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며
살아야 했던
존재의 아픔도 느끼며,
더욱 더
장만월의 시간을 이해하게 되고,
'사랑의 깊이'가 더 많이
진해졌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 엔딩인
먼 미래에 다시 만날
구찬성과 장만월을 그리며
'그랬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열린 결말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왕 판타지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면,
그리고 마지막에
[존재와 시간]이라는 책을
오브제로 이왕 사용한 거라면...
조금 더 로맨틱하게
'사랑'에 방점을 찍어주는 것도
어땠을까 아쉽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드라마에 나온 설정은
1300년 전, 어렸을 때 구찬성이 장만월을
한 번 구해준 인연으로
이리 되었다는 것인데...
작가도 이것만으로는
"인연"이 약하다고 생각했는지
200년 전 과거로 '월령초'를 구하러 가며
바둑을 두는 설정까지 추가해
두 사람의 '인연'만큼은 강화 되었으나
'시간 여행'이 등장하며
드라마 전체 톤 앤 매너는
살짝 뜬금없어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통해,
"붙잡기 보다는 보내주는 사랑이
더 소중할 수 있다는 것"과
원수(고청명)에 대한 복수심마저
(물론 장만월이 오해를 한 부분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랑(구찬성)을 통해
치유되는 것은 알겠으나,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달의 객잔 주인으로
장만월이 보내야 했던
'고독한 시간'에 대한
이해까지는 품지는 못한 것 같아서..
구찬성이 한 번 그 삶을 살아봄으로써
장만월의 고독한 시간까지 이해했다면,
시간이 미친듯이 흘러가는 장면 묘사 속에서
끝없이 혼령들을 보내주며
오랜시간 장만월을 기다리는
[달의 객잔] 새 주인
구찬성의 모습이 보여지고,
그 후에, 환생한 장만월을
다시 만났다면
"사랑의 판타지"만큼은
커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결말도 훌륭하고,
너무나 끝내주게 멋진 드라마였지만
로맨틱한 해피 엔딩!
좀 더 사랑의 판타지가 들어간 결말을
바랬던 아쉬운 마음에 적어보았습니다
p.s
그리고 김수현은 새로운 '달의 객잔'인
[호텔 블루문]의 주인이 아니라,
구찬성이 주인이 된 [달의 객잔]에
지배인 정도로만 카메오 등장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에필로그 김수현 장면 때문에
본편의 감동이 희석 되었다고 느끼기에...
물론 시즌2 [호텔 블루문]이 나온다면
재밌게 정주행할 테지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