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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현 Jan 13. 2020

[브런치 리뷰] 공연/예술 브런치 작가로 살아남기!

벌써, 어느새, 나도 모르게 구독자 1,000명 달성!



글을 쓰기로 결심한 건 2018년 11월이었습니다. 한 미디어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저는 당시 회사 내 모 TF로 (반강제적으로) 파견을 갔습니다. 목적성이 불분명했던 TF에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제가 글을 쓰게 한 한 마디는 '올해는 그냥 거기서 버텨'라는 모 팀장님의 이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X소리에요 팀장님?)


분노를 식히기 위해 두 달 동안 13개의 글을 써재낀 것이 이 브런치의 시작이었습니다. 평소 브런치를 즐겁게 보고 있었고, 어떤 주제로 글을 써(서 투잡으로 연결시켜볼까)야 할지 고민하며 수 많은 다른 작가님들의 글과 주제를 살폈습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뮤지컬, 연극'이었습니다.

처음 글을 쓸 때의 목표는 '1, 1, 1, 100(1달에 1개 이상 글쓰기, 1년 내 구독자 1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정확하게 2019년 12월 31일, 구독자가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래서 감사의 인사 겸, 지난 일 년(정확하게는 14개월) 간의 브런치를 리뷰하고, 앞으로의 계획은 별로 없으니까 적당히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연은 돈이 안 되고, 조회수 안 된다?


이전에 충무아트센터(당시 충무아트홀)와 국립오페라단에서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던 적이 있었고, 나름 아마추어 뮤지컬 극단에서 6년 넘게 배우와 스탭으로 활동하며 뮤지컬 덕질을 하고 있었기에 글 주제는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공연을 단순히 '홍보/리뷰'하는 글과 예술적 시각에서 '평론'하는 글들은 웹상에 많지만, 그 사이의 미묘한 공백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마침 브런치에는 현업 기자 활동을 하며 글을 쓰고 계시는 모 기자님을 제외하고는 공연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고, 그것이 제가 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년 전 충무아트센터 기자단 당시 기자단 프로필 사진(팀원들 미안....) (ⓒ충무아트센터 웹진 MUST 1호)


결론적으로, 구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브런치의 도움을 받아 구독자 일천명에 도달하기는 하였으나, 공연 글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은 돈이 안 된다'고 쉽게 말하는 것과 같이, '공연 글은 조회수가 안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쓰고 잠깐 눈물 좀 닦고). 아, 물론 제 글이 수준이 낮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당당).


지금부터의 이야기들은 모두 일년 넘게 브런치에 공연 글을 쓰며 '희(구독자가 천명이라니!), 노(근데 조회수가 이것밖에 안돼?), 애(내 글은 가치가 없나봐....), 락(하지만 내가 즐거우니 쓴다!)'을 겪은 한 브런치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채널이 작아서 공유가 안 된다? (feat. 늙은이는 안된다?)


제가 지금까지 쓴 글은 모두 24개, 총 조회수는 33,220회입니다.


평균 조회수는 1,384.2회 정도 됩니다. 꽤 많아보일 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브런치 작가님들과 비교해보았을 때는 아주 미미한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를 가장 크게 견인해 준 것이 지난 12월에 뮤지컬 스위니토드를 보고 쓴 '조승우는, 다르다' 글입니다.


승우 형, 고마워. 진심으로. 이 덕질 계속할게.......(감동)


이 글은 무려 13,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전체 평균을 크게 견인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글들은 얼마나 아픈 상황인지 아시겠죠? (명치) 브런치에는 정말 좋은 작가님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작가님들을 보면, 보통 대중성을 띠는 여행, 취업/직장생활, IT/트랜드와 같은 카테고리들의 글은 한 번 붐업이 되면 글 하나로 십만 조회수를 찍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제가 쓴 공연 글들은 꽤 많이 브런치 메인에 걸렸음에도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공연 글을 게시할 수 있는 채널의 한계성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까지 제 글들의 조회수는 대부분이 '기타' 채널에서 나왔습니다.

두 번째 글만에 작가에게 희망을 안겨준 '뮤지컬은 고오-급 예술이 아니다' 글 최대 월간 뷰 통계


이 '기타' 채널이 무엇이냐 하면, 브런치를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포털인 '다음'에 글이 걸려 유입되는 경우입니다. 보통 제 글은 다음에 있는 뉴스기사 하단에 다른 브런치 글들과 함께 추천되는 형태로 게시되었습니다. 다음이 국내에서 상당히 영향력이 높은 포털인만큼, '기타'에 걸리게 되면 꽤 높은 조회수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공연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이 섞인 상태에서 제목만 보고 흥미에 끌려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조회수는 다소 높여줄지언정 구독자 수가 크게 늘지는 않았고, 실제 완독률도 높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작가는 카카오에 읍소(?)를 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정말 별 생각 없이 안타까운 마음에 제안했던 제안서. 제안현황 조회를 해보고싶은데, 조회가 안되네요? (@브런치팀)


제안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브런치팀, 지금 공연/예술 글들은 올라갈 채널이 없어서 글이 활성화가 잘 안되는데요, 아시다시피 카카오 '#채널'에 #공연 탭이 있잖아요? 여기에 브런치 작가들이 쓴 좋은 글들을 올리면 #공연 탭은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하고, 공연/예술 브런치 작가(라고 쓰고 '제'라고 읽는다) 조회수가 오르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최근 글인 '조승우는, 다르다' 글의 최대 월간 뷰 통계. '카카오톡 채널'의 조회수가 압도적임을 볼 수 있다.


최근 몇몇 글들을 중심으로 '기타' 경로의 조회수가 줄어들고, 'SNS유입', 그중에서도 '카카오톡 채널'의 조회수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구독자 수'가 기존에는 하루에 한 명, 또는 이틀에 한 명 수준으로 오르던 것이 최근에는 하루에 2명, 3명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공연 탭에는 공연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유입될 테니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것이 실제 저 제안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 혹은 저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이 모여계실 브런치팀의 자연스러운 추천 연계 시스템 덕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저는 제2의 도약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사랑해요, 브런치팀!)


이렇게 뮤지컬과 연극을 좋아하는 공연예술 브런치 작가는 브런치에서 자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론? 관심 좀 가져주세요!


저는 제 글이 붐업되어 어딘가에 걸리거나 조회수가 오르면 그 글이 어디에 있는지 끝까지 찾아냅니다. 브런치 메인에 걸린 것 같으면 PC버전과 모바일버전을 넘나들며 제 글이 나올 때까지 F5(새로고침) 키를 누릅니다. 그리고 캡쳐를 하죠.


어딘가에 걸린 것 같기는 한데, 찾을 수는 없는 나의 소중한 브런치북을 무수한 새로고침 사이에서 만났을 때의 기쁨이란....


저는 일반적으로 글을 좀 길게 쓰는 편이라서(이게 문제기도 한데), 글 하나 쓰는 데 거의 하루가 꼬박 걸립니다. 포털 사이트 홍보글에는 없는 이야기들을 찾아 담고, 평론가 분들의 수준에 못미치는 실력을 가리려면 이런저런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하나씩 걸리는 글들은 모두 소중한 보물입니다.


최근 이직을 해서 회사를 옮기고 다소 바빠지는 바람에 글을 쓸 마음의 여유는 조금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그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며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두 번 떨어졌습니다. 지원을 하면서도 공연과 관련된 에세이들이 출판되면 잘 팔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계속 실험을 해 보는거죠, 어떤 글들이 읽힐까. 어떤 글들이 공연과 관련해서 가치가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얻은 가장 소중한 희망은 '브런치 X 2019 서울국제도서전' 콜라보로 진행했던 'POD북 출판 이벤트'였습니다. 작은 두 권의 책이었지만, 앞으로의 희망을 여기에서 보았습니다. 뮤지컬/연극 관련 칼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


공연/예술 콘텐츠계는 그 잘나가는 플랫폼인 유튜브에서도 구독자 1만을 넘기 힘든 분야입니다. 하지만 계속 파고들다 보면 무언가 지금 이상의 결과물을 만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것을 구독자 천분께서 보여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김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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