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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의노래 Aug 22. 2021

[길 없는길_Album story] 히말라야

싱어송라이터 솔가의 _ 정규 1집의 음악 이야기




경계를 넘는 여행, 그리고 노래

2014년 네팔에 큰 지진이 있었다.  2006년부터 가볍게 혹은 찐하게 함께 하고 있는 이매진피스* (평화를 여행하는 네트워크)는 조용히 짐을 싸고 무너진 땅을 밟았다.  맴버들은 네팔의 친구들과 함께 구호가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네팔을 여행했다. 구호단체는 아니었지만 네팔의 지신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한번이라도 그곳을 여행했던 사람이라면 그곳에 두고온 누군가를 생각했을 것이면 이내 친구의 땅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매진피스는 네팔의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힘이 십시일반 모여 예상치 못한 시간내에 1000만원 상당의 기금이 모였다.

 

이매진피스는 2006년 분쟁지역에 평화도서관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공정하고 윤리적인 여행을 위해 2007년부터2010년까지  공정여행축제를 기획, [희망을 여행하라](2009,2019 개정판)’을 출간하여 ‘공정여행’이라는 단어를 처음 꺼내들고 사회,보편적 단어로 만든 그룹이기도 하다.  그 이후 여행인문학콘서트, 공정무역, 분쟁지역 평화여행, 문화다양성포럼 등 다양한 분야의 기획활동 및 'One day for Peace', 'I'm in nepal', '우리는 도시여행자입니다.' 등 다앙햔 여행이슈를 담은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2016년 '마을을 세우는 여행, 마음을 만나는 여행_네팔편'_이매진피스


그리고 배낭을 꾸리고 함께 갈 사람을 꾸리고 네팔로 향했다. 제주의 청소년들, 화성과 서울의 청년들, 그리고 필리핀에서 합류한 예술가 친구까지 몇몇의 어른들이 함께 네팔의 산을 올랐다. 짐을 들고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700M고도 위의 마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 사람이 살고 있단 말인가?

 마을 가까이쯤 오르자 '움직이는 나무'가 우리 앞으로 걷고 있었다. 개미가 자신의 몇배 크기의 등짐을 지고 기어가듯, 알록달록 옷을 입은 여성 한 분이 그 큰 등짐을 메고 걷고 있었던 것이다. 미처 사진을 찍는 행위같은 짓은 할 수 없었다.  여성의 인권이 수준이하인 네팔.  이 산 위 마을에서는 노동을 담당하는 여성들의 무거운 일상을 보는 일은 흔한 풍경이었다.  그 등짐 밑의 여성이 우리에게 눈을 맞추며 "나마스떼~"하고 인사를 건넨다. 서둘러 합장을 하고 '나마스떼'를 외쳤다.  그리고는 혹여나 여성분이 민망할까 우리는 걸음을 맞추지 못하고 앞서서남은 산을 올랐다. 


산스크리트어인 나마스떼는 '안녕하세요'라는 인도와 네팔에서 주고받는 일상적인 인사말이다.  그  인사말 안에는 '당신 안에 있는 신에게 경의를 표한다.' 라는 상대를 향한 존중과 따뜻함을 담고 있다. 


오르는 순간 탄식이 터져 나왔다. 

삶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본 순간이다. 

한숨과 땀과 함께 노래 한구절이 흘러나온다. 


높이 높이 오르면 사람이 사는 마을
옹기 종기 모여 눈을 맞추며 나마스떼



히말라야, 너에게 평화를 보낸다. 


여행 기획팀은 사전에 무엇을 할까 궁리를 하고 몇개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청소년들은 지역 학교에서 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기술팀은 태양광 프로젝터 기술전수를, 가지고 간 기금은 평화도서관 설립에 보태기로 하고 예술가들은 어린이 놀이터를 구상했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마을회의를 시작했고 다른건 다 좋은데 '어린이 놀이터'에 대해서만 반대 의견을 냈다. 이유인즉슨 너무 높은 고도위에서는 놀이터가 너무 위험하고 설치 이후 본인들 스스로는 보수가 어려워서 함께 만든다 한들 마을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는 것이다.  아주 합당한 이유였다. 필리핀 평화여행때도 그렇지만 늘 생각지 못한 지역주민 입장에서의 의견과 생각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최대한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당연함을 배워왔던 터였다. 놀이터대신 예술가 '로스 (Rosali zerrudo)'와 나는 진짜 '놀이'를 시작했다. 나는 기타를 들고, 로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를 들고 마을회관 한켠에서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렀다. 


한국에서 온 여행팀과 피드백을 나누다가 각자의 여행소감을 쪽지에 적어보기로 했다. 


'아침에 들려오는 소리가 너무 좋아요.'

'시간이 너무 술술 지나가요.'

'나마스떼라고 인사하는게 너무 좋아요.'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어내려가다보니, 여행은 다시 노래가 되었고 우리는 그날 만든 노래와 '같이 살자'라는 내 노래를 영어로, 네팔어로 번역해서 떠나는 날 마을 잔치에서 함께 불렀다. 낯선 언어의 낯선 멜로디, 낯선 이들의 노래를 듣는 이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러나 태양광 불빛 외엔 빛하나 들어오지 않는 그곳에서 끝까지 숨죽여 들으며 우리를 바라보던 검은 눈동자들을 기억한다. 


노래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노래가 걷고 있는 것일까, 

내가 걷고 있는 것일까?




 Intro 히말라야


높이 높이 오르면 사람이 사는 마을

옹기 종기 모여 눈을 맞추며 나마스떼

자유로운 소리 일상을 여는 아침의 풍경

노래처럼 술술 여행의 시간이 흘러간다


아~아 아 아 히말라야

아~아 아 너에게 안녕을 고한다.

아~아 아 아 나마스떼

아~아 아 너에게 평화를 보낸다.


굽이 굽이 산길 알록달록 나무가 걷는다.

무너진 땅 일구는 이곳의 평화를 배운다

작은 것을 나누는 큰 마음의 사람을 만난다

맑은 마음 넘치는 이곳에 평화가 춤춘다.


아~아 아 아 히말라야

아~아 아 너에게 안녕을 고한다.

아~아 아 아 나마스떼

아~아 아 너에게 평화를 보낸다.


아~아 아 아 히말라야

아~아 아 너에게 안녕을 고한다.

아~아 아 아 나마스떼

아~아 아 너에게 평화를 보낸다.


[길 없는길

 # [길없는길]솔가정규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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