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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GU Oct 13. 2015

대만 여행자를 위한 맛집

낭만이 중요한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대만 맛집(단수이, 지우펀)


현지인만 아는 맛집, 골목 구석 숨어있는 맛집 모두 좋지만 우리는 여행자 아닌가. 여행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낭만'이다.


지난 여름 4박 5일간 대만에 (거의) 무계획으로 다녀오며 유명한 관광지의 그럴싸한 레스토랑을 운 좋게도 '운명적으로' 잘 찾아 방문했다.(여행에 꼭 어울리는 단어라 생각해 꼭 써보고 싶었다. '운명적으로')

혼자 사진첩을 보며 아련한 대만의 밤에 대한 추억에 빠지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아쉬운 곳들이라 블로그를 통해 나누려 한다.


나는 여행을 생각하면 낮보다 밤이 더 설렌다. 이국적 풍경 속 해 질 녘의 나른한 기분, 맥주 한 잔, 선선한 바람...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대만 유명 관광지 단수이, 지우펀의 레스토랑이다. 모두 타이베이시 외곽에 위치한 곳들이지만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1. 단수이 (Tamsui) - Waterfront 레스토랑, 바다와 함께한 맥주 한잔의 여유

해가 질 무렵의 단수이. 선선한 바다 옆은 맛있는 음식과 귀여운 악세서리와 장식품을 파는 상점들이 있다.

처음 타이베이에 도착하고 숙소에서 짐을 푼 뒤 단수이로 향했다. 대만의 지하철인 MRT를 타고 베이터우 역에서 갈아타면 되는데 단수이 가는 길은 슈퍼 길치인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찾아보는 게 빠르겠다. 


대만에서 처음 맞이하는 저녁이었다. 비를 살짝 머금은 바다 공기는 촉촉하고 선선했다.  바다 옆에는 일렬로 길거리 음식점과 기념품점이 즐비해 있었다. 단수이에 대해 더 추억하고 싶지만 이 쯤으로 각설하고, 단수이에서 꼭 가봐야 할 '쉼터' 대해 소개하겠다. (단언컨대, 그 유명한 단수이 스타벅스보다 훨씬 좋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하루 종일 걸어 지친 다리를 풀어주며 여유를 나눌 시간이 필요하다. 단수이에서 귀여운 기념품들과 길거리 음식들을 구경하다 보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데,  그때 방문해보면 좋을 레스토랑 겸 펍이 있다. 



돌고래 짱 좋아.

바로 단수이의 'Waterfront'. 단수이 스타벅스에서 자꾸자꾸 걸어가다 보면 길거리 음식점이 끝날 즈음 리조트 같아 보이는 곳이 있다. 그곳이 바로 watherfront이다. 


내가 이 곳을 강추하는 이유는 바로 바다를 보면서 앉을 수 있는 (누울 수 있는) 푹신한 소파 때문이다.


바다를 보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푹신한 소파.
요로코롬 소파에 누워서
맥주를 따르고

독일, 벨기에 산 병맥주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7000~8000원 정도이다. 풍경과 오래 걸어 다녀 퉁퉁 부은 내 다리를 쉬게 해주는 것, 그리고 낭만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레스토랑의 한 켠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한다. 완벽하다.

다만 오락가락하는 여름 대만의 날씨 탓에 비가 와서 안 쪽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한껏 멋을 낸 대만 현지 사람들이 조용하고 오붓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음식 가격도 우리나라 레스토랑에 비하면 합리적이므로 식사를 해도 좋겠다.


안 쪽 테이블은 널찍널찍한데,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면서 알딸딸한 기분(여행지에서는 빨리 취한다.)으로 영수증과 다이어리에 끄적거렸다.  

단수이에 간다면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 레스토랑이다.



2. 지우펀 (Jiufun Old Street) - Shu_Ku Tea Store,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레스토랑 


홍등이 유명한 지우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최고로 꼽는 내게 그 배경이 되었다는 지우펀은 들리지 않을 수 없는 곳이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택시에 탔는데 (역에서 내리면 버스도 있지만 택시를 추천한다... 택시 짱짱맨) 택시 안에서부터 아련한 홍등이 보이기 시작한 나머지 나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나를 맞이한 건 취두부 냄새...


대만은 좋아하지만 취두부냄새는 참을 수 없어

골목으로 쭉 이어진 길거리 음식점의 강렬한 냄새 때문에 걸음을 재촉했다.  골목 중간중간 허무하게 매달려있는 핑크빛 홍등을 보며 '이게 다야? 이게 지우펀이야? 거짓말이지? 하쿠 어딧슴..'라며 한창 실명하던 차였다.


저 멀리서 진한 붉은 빛 홍등이 보였다. 

Shu_Ku Tea Store의 외관.

지우펀의 골목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저 멀리서 예쁘게 빛나고 있는 홍등 무리가 보이는 데 그곳이 바로 Shu_Ku Tea  Store이다. 설명이 부족해 특별히 위치를 첨부하겠다.


https://www.google.co.kr/maps/place/%E6%A0%91%E7%AA%9F%E5%A5%87%E6%9C%A8%E6%A5%BC/@25.106696,121.8409458,19z/data=!3m1!4b1!4m2!3m1!1s0x345d453dae7fff1b:0xbff7626fe07c36b?hl=ko



고양이 마을인 허우통에 들렸다가 바로 지우펀으로 넘어온 터라 쫄쫄 굶은 상태였다. 차 가게라고 쓰여있었지만 뭐라도 먹자는 심정으로 들어갔는데, 친절한 종업원이 내온 메뉴판에는 음식과 술이 있었다. (올레!)


내부 모습. 안은 꾸불꾸불 신기한 구조로 곳곳에 테이블이 배치되어있다. 금방이라도 센이 뛰어나올 거같음.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테라스도 있는데 높은 곳에 위치해서 지우펀의 야경을 감상하며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당연히 테라스를 택했다.
테라스에 앉아 바라본 지우펀의 풍경
그리고 타이완 맥주.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 두 가지와 맥주를 주문했다. 감사하게도 맥주를 먼저 가져다 주셨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엑스트라 1이 된 기분으로 지우펀의 야경을 감상하며 맥주를 마셨다.


센이 된 기분 (물론 센은 맥주 못 마심)


밖에서 대만에 왔음을 잔뜩 만끽하며 맥주를 마시던 중 비가 왔다. (맥주만 마시면 비가 오더라)

그래서 다시 내부로 들어왔는데, 나이스 한 타이밍으로 음식이 나왔다.


닭고기가 들어간 볶음밥과 따듯한 국물이 좋은 면 요리


살짝 탄 맛이 어우러진 고슬고슬한 볶음밥에서는 강력한 화력의 향이 물씬 났으며, 이름을 까먹은 면 요리는 살짝 싱거웠으나 으슬거리는 비 오는 저녁 밤에 알맞았다. 거기에 타이완 맥주까지 더하면 완벽한 저녁이다.

오래된 나무 집에 닿는 빗소리와 냄새는 그 날 저녁의 반찬이었다. 



잘있어, 센


물론 지우펀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있는 홍등이 달린 음식점들도 괜찮겠지만 그곳들은 너무 시끄럽다. 조용하게 지우펀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 곳, Shu_Ku Tea Store을 방문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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