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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 리베 Apr 15. 2019

루게릭병 환우 가족에 대한 공감

승일희망재단

나는 지금 루게릭병 환우를 위한 비영리재단법인에서 승일희망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우 가족으로서 그 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는 게 이 자리에 있는 있는 이유가 될까!


루게릭병이란 이름조차 생소하기 짝이 없는 병을 의사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루게릭병이요? 그게 무슨 병인데요?


의사는 루게릭병이 어느 꼬마가 걸린 감기 정도 인양 아무 감정 없이 병을 선고할지도 모르겠다.

기분 나쁘게 감지되는 병의 증상들 때문에 치료를 위해 숱하게도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녀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끝내 듣게 된 것이 불치의 희귀병이라니...


모든 인생이란 것이 어느  갑자기 찾아오는 예측불허려니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치고는 정말이지 이건 너무한 데다 속수무책의 희귀병이라니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세상의 그 시끄럽던 소음도 모두가 멈추어버린 듯한 그 순간의 선고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고 작정하고 덤벼들었는데 굉음 정도는 내줘야 할 텐데 정말이지 소리도 없이 예고도 없이 우리들의 삶 앞에 슬그머니도 찾아왔다.


우리 보고 도대체 어떡하라고!


루게릭병 환우 가족으로서의 나의 기억이 다른 이들과 똑같을 수야 없겠지만 그 심정만큼은 그 망연자실했을 그 심정만큼은 똑같을 는 있겠다.


그날부터 현실은 매정했다.

 잠시 잠깐 처한 현실을 돌아볼 시간조차 허락지 않았다. 루게릭병에 걸린 동생 몰래 통곡을 해보기도 하고 가슴을 부여잡고 현실을 부정도 보았지만 그 루게릭병 선고를 받기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는 없었다. 내가 이럴진대 당사자 늘 말해 무엇하겠는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무엇을 찾아 헤매어본들 아무 소용없다는 걸 잘 알지만  그럴 수야 없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


1. 인터넷을 뒤집어서라도 길을 찾고 싶었다.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 되는 길을..

2. 눈을 떠도 감아도 확진 전날에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 삶에 어느 것도 걱정 축에 끼지도 못한 일이 되었을 만큼 이보다 더한 절망은 세상엔 없다는 확신뿐.. 대안은 없었다.

3. 대학병원 신경과에서 확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위한 헤맴은  한의학, 중의학, 대체의학, 면허 침, 뜸, 기치료 뭐 안 해 본 게 있겠는가? 여차하면 굿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으니까...


모두가 어쩌면 비슷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 모를 일이니까 누가 쓸데없는 일이었다 한다 해도 직접 가보고 해보지 않고 포기란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난..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먼저 지나온 한 가족으로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다시금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더듬적거려보려고 한다. 내키지는 않지만 작게나마 힘이 돼주고 싶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하는지..



하나씩 적어가 보려 한다.


to be continued...


#승일희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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