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
수암봉 자락으로 이사 온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겨울 산이 그렇듯이 눈앞에 펼쳐진 능선은 단조롭고 적막하기 그지없다. 어제는 모처럼 마음을 정하고 등산로를 따라 느릿느릿 산을 올랐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은 부지런히 풀과 나무들을 깨우고 답답했던 마음까지 봄의 상그러움으로 채워주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경치는 계속해서 달라진다.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더 멀리 보이고 정상에 이르게되면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그러나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들만 보게 되고 그것이 전체인양 착각할 수 있다. 자연은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더 많은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다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 거칠고 협착한 길을 헤치고라도 올라가면 더 많은 것들을 향유하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성장을 위해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은 더 큰 성취를 이루고 많은 것들을 누리게 된다. 늘 하던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험이 주는 짜릿함과 수 많은 기회들을 붙잡지는 못할 것이다.
도전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모험하는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몸이 움직이기 전에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몸은 마음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폴 마이어가 쓴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약국을 경영하던 ‘찰스 윌그린’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은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찰스 윌그린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싫어했다. 그래서 늘 좀 더 쉽고 편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가끔씩 손님이 와서 상담을 원할 때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손님들이 빨리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자 약국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약국에 앉아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는 자유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때 문득 ‘내가 왜 엉뚱한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까? 약 파는 일을 게임으로 여기고 해보면 어떨까? 게임이라면 이제 수준급 실력을 쌓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그는 약국 일에 전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했다. 약을 팔면서 게임을 한다는 생각으로 점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일이 점점 즐거워졌고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약국의 매출액은 점점 늘어 갔고 이제는 게임으로서가 아니라 약국 일 자체가 즐겁고 행복해졌다. 그는 지금 미국의 거대한 체인스토어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그 자리에서 환경이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환경은 마음에 따라 변화된다. 용기를 내어 마음을 바꿀 때 변화는 따라오게 된다.
이사를 하고 나니 모든 것이 낯설다. 만나는 사람들도 골목도 나무들도 낯설다. 그런데 새로운 것들이 나의 마음을 뛰게 한다. 열정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이게 한다. 내 안에 생명력이 왕성해 짐을 느낀다.
모험하는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몸이 움직이기 전에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