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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Mar 30. 2018

못해도 괜찮아

마음가짐

마음가짐     


수암봉 자락으로 이사 온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겨울 산이 그렇듯이 눈앞에 펼쳐진 능선은 단조롭고 적막하기 그지없다. 어제는 모처럼 마음을 정하고 등산로를 따 느릿느릿 산을 올랐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은 부지런히 풀과 나무들을 깨우고 답답했던 마음까지 봄의 상그러움으로 채워주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경치는 계속해서 달라진다.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더 멀리 보이고 정상에 이르게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그러나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들만 보게 되고 그것이 전체인양 착각할 수 있다. 자연은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더 많은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다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 거칠고 협착한 길을 헤치고라도 올라가면 더 많은 것들을 향유하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성장을 위해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은 더 큰 성취를 이루고 많은 것들을 누리게 된다. 늘 하던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험이 주는 짜릿함과 수 많은 기회들을 붙잡지는 못할 것이다.      


도전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모험하는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몸이 움직이기 전에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몸은 마음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폴 마이어가 쓴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약국을 경영하던 ‘찰스 그린’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은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찰스 그린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싫어했다. 그래서 늘 좀 더 쉽고 편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가끔씩 손님이 와서 상담을 원할 때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손님들이 빨리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자 약국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약국에 앉아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는 자유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때 문득 ‘내가 왜 엉뚱한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까? 약 파는 일을 게임으로 여기고 해보면 어떨까? 게임이라면 이제 수준급 실력을 쌓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그는 약국 일에 전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했다. 약을 팔면서 게임을 한다는 생각으로 점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일이 점점 즐거워졌고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약국의 매출액은 점점 늘어 갔고 이제는 게임으로서가 아니라 약국 일 자체가 즐겁고 행복해졌다. 그는 지금 미국의 거대한 체인스토어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그 자리에서 환경이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환경은 마음에 따라 변화된다. 용기를 내어 마음을 바꿀 때 변화는 따라오게 된다.      


이사를 하고 나니 모든 것이 낯설다. 만나는 사람들도 골목도 나무들도 낯설다. 그런데 새로운 것들이 나의 마음을 뛰게 한다. 열정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이게 한다. 내 안에 생명력이 왕성해 짐을 느낀다.



모험하는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몸이 움직이기 전에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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