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결과물에 대한 가격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진가들에겐 가격이 매겨져 있습니다. 물론 앞의 이야기는 상업 사진가의 이야기입니다.
각종 행사 사진이 그렇듯 자신의 행복한 행사를 대신 촬영해줄 누군가에게 부탁하곤 합니다.
행사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하겠지만, 남들에게 믿음을 줄 만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소위 카메라 바디만 해도 몇백이나 되는 비싼 카메라 같은 것입니다. 어떤 의미로는 의뢰를 해서 촬영을 하는데 최소한 자신이 갖고 있는 카메라 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은 카메라로 촬영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을 테니까요.
이글의 서두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각자의 상업 사진가들은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가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상업 사진가를 일단 제외하고 일반적인 지인의 행사에 카메라를 갖고 가서 촬영해 주는 분들의 이야기를 해보면 상업 사진가의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간단한 화두로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친한 친구가 촬영을 해준다고 하는데,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정의 사례비를 주고 싶지만
얼마나 챙겨 주어야 할까요?라는 이야기입니다.
결혼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결혼식에 와서 사회나 주례를 보는 분들에게도 사례를 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의 사례비를 이야기하는 것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드레스샵의 이모님에게도 사례를 하지요.^^
그렇게만 보아도 사실 아래의 이야기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적당히 한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로는 평생 남는 기억의 조각을 담아 주는 게 사진이니 그 가치는 더 크지 않을까요?
일단 상황 설정을 해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촬영을 부탁하는 경우는 촬영을 자신이 직접 하지 못하는 경우 라던가 장비가 없다던가 기술이 없을 경우입니다. 그럼 촬영을 해주시는 분이 갖고 오는 촬영 장비의 렌트가격에 대해 알아 봅시다.
우리나라에서 카메라 장비를 렌트를 해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XXX사이트인데, 가장 저렴한 장비로 렌즈와 부자재를 실제 촬영에서 사용하는 (저의 경우) 장비로 맞출 경우 (바디,세로그립,단렌즈3개,플래시 하나, 동조기, 삼각대, 메모리) 11~12만 원이 듭니다. 물론 이것은 장비 대여 사이트에서 들어가는 순수 장비 대여비입니다. 카메라는 센서, 플래시, 메모리 등은 전부 소모품입니다. 유지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노후화가 되며, 수명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유지비용이 들어갑니다.(마치 자동차의 유지비용입니다.)
보통 촬영을 가게 되면 스냅촬영일 경우 약 3시간의 촬영 시간이 걸립니다. 결혼식은 지인의 촬영을 간다고 해도 메이크업을 제외 하고 2~3시간 메이크업까지 포함하면 4~5시간 정도 소요되는 게 기본이지요.
현재 2015년 최저임금이 6,030원입니다. 6천 원으로 생각하죠. 3시간 촬영하면 18,000원이 추가됩니다. 보통 촬영을 하게 되면, 저 같은 경우 식사는 고사하고 촬영을 하기에 바쁩니다. 식사하는 동안 좋은 장면을 놓치면, 지인의 혹은 의뢰자의 아쉬움이 남게 되는 게 당연하니까요. 밥도 못 먹고 촬영하니 보통 행사장의 식사비를 생각해 봅시다. 35,000 이상으로 올라가는 게 요즘 보통 이긴 합니다.^^
최저로만 생각하니, 기본 장비 대여 11만 원에 + 3시간 정도 촬영해 주었으니 18,000원 + 밥도 못 먹고 촬영해주는 지인 생각해서 식사비를 35,000원을 하면 163,000원이 순수 실력과 노력 기타 등등을 제외 하고 최저임금으로 생각했을 때의 가격이랍니다.
열심히 촬영해 주었으니 + 감사의 마음 하면 163,000 + @가 되는 게 기본입니다. 물론 이것은 집에 돌아가서 보정을 한다던가, 혹은 인화를 하지 않았을 경우 이야기입니다.^-^
지인이 열심히 보정을 해서 사진을 보내 줍니다. 10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최저임금으로 쳐서 60,000원이라고 쳐 봅시다. 그냥 사진만 보내기 뭐해서 앨범도 만듭니다.
223,000원 + 감사의 마음 + 앨범&인화물 제작비 = 이게 최저임금과 장비가 가장 저렴하게 해서 촬영을 할 때의 가격입니다.
물론 사진가의 능력이나 기타 등등과 경력이 없을 때 최저임금으로 계산이 가능한 것이겠죠.
그렇다면 상업 사진가나, 사진작가들의 사진 가격은?
그 촬영자의 스킬과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습니다만, 촬영과 보정을 지인이 촬영을 해 줄 때의 예를 들었지만 경력이 되는 전문 사진가가 아닌 무슨 일을 하든 처음 일을 하는 사람이 받는 최저 임금으로 해서 장비 대여료 + 촬영 (보정은 처음 하니 못한다고 생각해서 제외)했을 때 약 16만 원 이란 가격이 나옵니다. 시급 12,000원(최저임금의 2배) 일 경우 (이 역시 일반적인 사무직의 초봉 시급보다 적습니다.-야근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어느 쪽이든 더 적습니다.) 30만 원 정도의 가격이 나옵니다. (보정을 10시간 정도 한다고 할 때 + 인화비는 빼고 말이죠.) 그것도 요즘 같은 시대에 생활을 하려면, 위의 가격만으로도 6~7회의 촬영은 해내야 합니다. 그보다 적다면, 사실 다른 일을 하는 게 낫겠지요. 실제로 주변에 순수 사진을 하는 경우는 더 생활이 힘들어서 상업사진과 병행하는 작가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 있는 유명한 스톡사진 사이트인 게티이미지 같은 경우 사진이나 이미지(직접 그린 그림-미술가) 일 경우, 크기나 사용처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매겨집니다. 간단히 비상업적 용도로 사진 한 장을 웹이나 블로그 혹은 이메일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때 50,000원이 듭니다. (물론 일반적인 스냅사진과는 다르겠지만요. 불행히도 스냅 촬영에 컷당 5만원일수도 없고, 딱 원하는 이미지만으로 그렇게 많이 나올수도 없으니까요.)
바로 전의 재능기부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 다음에 한번 정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내용이었습니다. 가장 쉽게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는 사진에 대한 가격을 이야기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인을 포함해 보통의 사진을 부탁하는 분들은 촬영을 하고 돌아가면, 그걸로 일은 끝났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많은 공정이 남아 있답니다.
사진 작업은 촬영 준비-> 촬영-> 보정-> 결과물의 순서로 진행이 되는데, 정작 사진가의 촬영 시간은 보정과 촬영 준비에 비하면, 아주 적은 시간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이란 것은 촬영만이 아니라, 촬영 준비부터 이미 촬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델(피사체)과 배경의 분석에서 시작이 됩니다. 어떤 식으로 촬영을 하고 촬영이 진행될지, 마치 옷의 첫 단추를 끼듯 사진가라면 머릿속에 떠올리고 촬영에 임하지 않으면, 이후 촬영과 보정이 엉망이 됩니다.
그 다음의 촬영에서는 가장 긴장되는 과정이지요. 이미 진행되고 흐르는 시간의 일부를 아름답게 떼어 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며, 또한 이후에 보정을 염두에 둔 촬영을 합니다.
촬영자가 끝까지 보정을 해야 하는 이유가 이점이기도 하지요. 공장제로 진행되는 작업환경이 아닌 이상에야, 촬영 중의 감정과 분위기 그리고 담은 목적과 이유를 잘 기억하기 때문에 보정의 과정에서 이런 일련의 과정이 녹아 나게 됩니다. 모든 일이 촬영 준비가 잘 되었어도 촬영이 잘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촬영까지 훌륭하였지만, 보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요. 이런 부분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결과물 같은 경우는 자신의 결과물이 최종 결과물로 비로소 데이터가 아닌(디지털 카메라) 물건으로 제작이 되는 과정을 생각해야 합니다. 보이는 인화지의 재질, 인화의 방법, 코팅 방법 등 그런 것의 선택으로 최종 결과물이 마무리가 됩니다.
앞서는 지인의 촬영으로 예를 든 것과 사진가의 작업 프로세스의 일부를 생각해 보면, 상업 사진가의 직업이라는 게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게 물흐르 듯 진행이 되어야 하고 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글로 적으려다 보니 많은 내용이 있네요.
좋은 붓이 있다고 그림이 자동으로 그려지지 않고,
좋은 펜이 있다고 멋진 켈리그라피가 나오지 않 듯,
좋은 카메라와 렌즈가 있다고 좋은 사진이
하나의 촬영 환경에서 베스트 컷이 수 십 장이 나오진 않습니다.
그러기에 각각의 창작자의 창작물엔 가치가 발생합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지인들과 친구들이 사진을 찍어주는 것들 그리고 그런 모든 창작활동의 가치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에 지인의 행복한 행사에 대해 축하하는 마음까지 더해질 테니, 사실 돈으로 환산하긴 어렵겠죠. 사진은 카메라가 대신 찍어주는 것도 아니고, 보정을 컴퓨터가 알아서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가 또 다른 의미로 지금 각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디자이너와 사진가들의 사진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구요.
원가 대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덩어리나 찰흙 덩어리를 저울로 재서 원가가 그정도인데 얼마를 남겨 먹는 거야? 데체 왜이렇게 비싼거야? 라고 말하는 경우를 가끔 보곤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멋진 조형물로 변하기 위해서는 창작자가 필요합니다. 그런 현대의 연금술을 파는 사람들이 창작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 결과물이 좋지 않으면, 비싸다 혹은 싸다 라는 말이 되겠지만, 그것은 그 능력에 대한 것이지. 원가(재료비) 대비는 아니겠지요. 종이와 연필은 비싸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그려지는 그림이 비싼것이겠지요.
사실 요즘 많은 창작활동에 대한 가치가 음악, 미술, 사진, 영상을 막론하고 쉽게 소비되고 제작되기도 하다 보니 많이 그 가치가 떨어지긴 했습니다. 쉽게 설명을 하기 위해 장비의 대여라던가, 유지, 프로세스 등을 이야기했습니다만, 그 장비의 너머엔 각 창작자인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미술도구나 악기, 컴퓨터, 그리고 카메라 너머에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