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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호철 Sep 06. 2016

베를린, 아이 셋

우리 다음 달에는 어디에서 살아볼까? 베를린?

베를린 도착 후 들렀던 홀로코스트 기념비. 베를린의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2년 반이 넘도록 이곳에 다시 가 보지 않았다. 우리에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살아가며 종종 내뱉는 혼잣말, 아 힘들다.. 그런데 대체 힘들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육체적인 피로일 수도 혹은 정신적인 피로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힘들면 힘들다는 말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우리 부부에게 세 아이들이 생기고 난 뒤였다.


시간이 지나면 힘든 일은 잊혀지고 행복한 기억만 남는다고 했던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육아의 중심에서 '힘들다'는 말은 이제 진부해져 우리 부부의 '힘듦'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잊어버린 지 오래다.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이 끝없는 힘들다는 생각이 그저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힘들어서 힘들다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힘들다는 것의 의미를 재정의 할 정도의 힘듦이라는 것이다.


평소 8시간 자던 사람이 오늘 7시간 자고 나서 피곤하니 내일은 9시간 자서 컨디션을 회복해야지 라고 생각하다가 또 다른 일로 9시간은커녕 6시간밖에 못 잤다면? 그다음 날을 기대했지만 심지어 그다음 날은 5시간.. 그리고 그다음 날은 4시간... 이제는 '정상'이라는 컨디션이 무엇인지, '힘듦'이라는 기준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진 능력을 매일 갱신하고 있다는 것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 자체가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좋은 부모가 아니다. 다른 모든 부모와 같이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그와 아주 멀리 동떨어진, 오히려 나쁜 쪽에 가까운 부모이다. 우리가 그래도 잘 하고 있는 것은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부모가 가진 성격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우리의 선택으로 아이들의 환경을 바꿀 수는 있다.


그동안 수많은 실수와 그로 인한 상처들이 있었지만 조심스럽게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겪었던 일련의 경험들과, 또 깨달았던 수많은 경험들에 대해 공유하고 또 기억하고자 한다.


독일은 우리가 상상했던 나라도 아니었고 물론 독일의 교육도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실망의 연속이었던 베를린과 독일 생활, 하지만 그때 생각했던 한국은 상황은 어땠는지..

우리가 깨고 나온 껍질들..

인생과 나를 대하는 자세..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

아이들에 대한 거짓과 진실..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그냥 가족이 독일, 베를린에서 살기 위해 겪어야 했고  겪고 있는' 이야기를, 환상 때문에 잃은 것도 있었지만 몰랐기에 얻은 것도 많았던 우리 가족의 하루하루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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