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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호철 Jul 05. 2018

나의 시간 속에 살기

의지만으로는 힘들다

회사를 옮기며 일이 많아졌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일이 없어서 뭔가 뒤쳐지는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제 그런 스트레스는 없어졌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고(그래 봐야 하루 1시간 정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기분이 든다.


회사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집중하다 보면 나나 가족들의 일들은 금방 잊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더욱 눈에 담으려 노력하게 된다. 


사실 일이 많아서 시간이 없다기보다는 회사가 집에서 멀어진 영향이 크다. 20여분이면 갈 수 있었던 전 회사에 비해 지금은 최소 40분, 평균 50분 정도의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더구나 베를린 시내를 관통해 가기 때문에 차를 가져가도 딱히 이 시간보다 빠르게 갈 수 없다. 덕분에 미루어 두었던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는데 하루 2시간  자전거를 타니 살이 빠지고 체력이 생기는 장점도 있다.


그간 바빠 운동할 시간이 없었으니 나를 위해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하면서도, 나는 따로 운동할 시간을 만들기 조차 어렵다는 사실에 조금은 불편해진다.


무엇이든 얻는 게 있으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는 법.. 하지만 나는 가족들에 더 가치를 두고 그 가치를 얻고 싶다. 직장에서의 성공도 사회에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가족이 없다면 그게 어떤 의미일까..?


오늘 이 글을 적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회사일에 끌려가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면 결국 가족은 뒷전이 된다. 아침에, 이사회에 늦은 외할머니가 손주를 차에 태우고 유치원에 데려다주러 가는 길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것도, 아이가 차에 있다는 것도 잊은 채로 급하게 회의에 갔다 결국 더운 날씨에 아이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조금은 극단적이지만 눈 앞의 급한 일 때문에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다.


1시간 정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어진 것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건강해야 우리 가족도 안심할 수 있으니까. 다만 회사일은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고 머리를 비우고 가족들을 만나야겠다.


늘 생각하지만 행복은 찾거나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이미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를 느끼는 것이다. 나의 하루를 무엇인가에 끌려다니지 않아야 내 감정과 행복을 충실히 느끼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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