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독립 전이지만..!
'주체적인 삶'을 사는 '어른'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 삶의 화두이자 관심사였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산 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취미를, 내가 가고 싶은 곳을...
하지만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아직 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조부모님도 계신다. 동생도.
이미 핵가족화가 오래 전인 이 시대에, 1인 가족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나는 20년 넘게 6인 가족으로 북적이는 집안에서 살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좀 더 일찍 '나만의 공간'과 '나의 선택' 같은 삶의 주체성을 갈망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현실의 나는 여전히 대가족 중 한 명이고 나만의 공간은 먼 얘기다.
여전히 나는 엄마의 가사노동의 혜택을 누리고 있고 그렇기에 엄마의 관리해 온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
내 마음대로 가구를 사지도 못하고 장을 볼 수도 없고 집안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조바심이 났다.
대체 나는 언제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난 진짜 "어른"이 되지!
하지만 요즘 들어 다시 나에게 묻게 된다.
"주체적인 삶이 뭐지?"
"진짜 어른은 뭔데?"
나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연애에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내 집도 없고, 아직 부모님과 살고 있다.
하지만 직업이 있고 내가 한 노동으로 돈을 번다.
그렇게 번 돈을 내가 관리하고 내가 필요하고 원한다고 판단한 것에 쓴다.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취미를 선뜻하지는 못하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독서모임을 신청했고,
여행이 가고 싶을 때마다 바로 떠나지는 못하지만 내게 필요한 여행은 주기적으로 다녀온다.
그토록 원하는 내 집마련을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고 공부하고 있다.
이 정도면 완전한 어른은 아니더라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거 아닌가.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원하는 도달점은 아니더라도,
도달하기 위한 길 위에서 선택하고, 선택에 따라 꾸준히 걷고 때로는 달리면서
내 삶을 설계해 나가는 게 주체적인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완벽하진 않더라도 나는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기에 내 삶을 설계하고 세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 하나를 생각했다.
내 생활 루틴, 내 감정 돌보기, 내 생각 정리하기, 내 미래를 계획하기, 독립하는 과정...
어른이 되어가는 일상의 과정을 기록해 나가는 곳.
일상을 정성껏 다듬고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빚어가고 세공하는 곳을 만들자.
바로 이곳에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작고 가볍게 그리고 솔직하게 나누고 싶다.
내 삶의 설계자로서
그 첫걸음을 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