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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 Oct 03. 2022

나를 긍정하는 일상을

인생 리모델링, 될까? 11

 

쉬는 날인데 왜 너희들은 늦잠을 안 자니

평소에는 그렇게 늦잠 타령을 하면서 말이다


아 아니다


단잠을 자고 건강하게 일어난 너희를 환대한다

원망이 아닌 환대의 마음으로 휘릭 전환한다


내 시간은 내일 보내면 되지,

너희의 오늘은 이 순간이 유일하다는 걸

내일은 또 하루만큼 자란 너희가 될 테니

 

나는 내일보다 어린 너희의 오늘을

사랑스러움을 만끽하겠다

 



오래간만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구글에 저장된 사진첩을 열었다

뱃속에 아이들을 품은 시절부터

너무나 작고 어린 존재들이 우리 곁에 머무르던 시간들이 사진 속에 그리고 영상 속에 저장되어 재생되었다

아... 너무 작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야... 사랑스럽고 예뻤다


저 사랑스런 존재들을 곁에 두고

나는 왜 그렇게 힘겹고 어두웠나

자책과 후회가 몰려든다 


다시 돌아가면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돌아가면

나는 정말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구차한 아쉬움에 빠져본다


미래의 어느 날 오늘의 사진을 돌려 볼 때

그 마음은 이렇게 구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미래의 나의 그 시선을 당겨 온다

아이를 작게 바라보고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될 미래의 나를 끌어와

오늘을 살자고 다짐해 본다

미래의 시선을 끌어와 오늘을 살자  


*

아이들의 사진 속에  많이 등장하는 아빠와 달리

나는 등 돌린 순간들이 많았고 곁에서 삐죽이 한 부분만을 드러내는 순간들이 많았다


나의 얼굴이 나의 차림새가  만족스럽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그렇게 카메라 뒤에 숨고 앵글을 피하는 나니까, 지금도 그러니까 그때도 그랬을 테지


오늘이라고 나의 모습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아이들 곁에 있는 나의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내 보자고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나도 함께 앵글 속으로 들어가 보자고 마음먹는다


나를 긍정해야

내 아이들을 긍정할 수 있다는 걸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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