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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룡 Oct 23. 2017

(2) 고객

비즈니스 인 탄자니아

우리가 만든 Product으로 돈을 번다는 것. 모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 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Product을 시장에 내놓고 고객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한다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사업 초기의 경우 그 Product은 유려하지도 완전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그 Product을 구매해준 고객은 얼마나 많은 돈을 우리에게 지불했느냐 와 관계없이 무엇보다 고맙고, 값진 고객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에서는 가장 값진 첫 고객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015년 1월부터 E3Empower Africa의 대표 David은 먼저 탄자니아에 와서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고, 저는 2월에 합류하여 함께 초기 Operation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전편에서 다루었듯이 꼬박 3개월은 Arusha 지역에 있는 거의 모든 공립, 사립 Secondary(중, 고등학교) School을 돌면서 우리 ICT 교육 Product을 소개를 하고 다녔다. 사실 제가 도착하기 전 David이 이미 몇몇 학교를 소개를 받아 우리 Product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었고, 실질적으로 몇몇 학교는 마음에 들어서 돈을 내고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정규과정에 외에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해당 지역 교육청에 승인을 받고 해야 했는데, 해당 지역 교육감(District Education Officer)이 자신들에게 먼저 Contact을 하지 않고 학교와 이야기를 끝내고 와서 허락만 받으려 한다고, 교육 프로그램 진행하는 것을 막아 결과적으로 이야기가 잘 되어가던 학교에서는 우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었다...

                                                          탄자니아의 일반적인 공립학교 모습


여기서


<비즈니스 인사이트>

 처음 우리는 맨땅에 헤딩하듯이 물어물어 학교를 찾아다니며 마케팅을 했었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탄자니아 교육 sector는 해당 기관의 승인 없이 독립적으로 학교와 무언가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면 된다. 사립학교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지만, 공립학교의 경우 교장이 좋다고 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사전에 교육청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이며 무엇을 하는지 알리고, 해당 지역에서 우리 프로그램 등을 소개해도 된다는 레터를 받는 것이 좋다. 이렇게 정식적으로 레터를 받으면 마케팅 활동을 하는데 오히려 교육청에서 인정하는 것이라는 힘을 받을 수 있어서 쉽게 학교와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위 일이 있었던 이후 다른 지역 학교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에는 교육청 교육감에게 확실히 우리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알리고 동의를 얻은 후 공식적으로 해당 지역 학교와 contact 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좋다는 Letter를 받은 후 마음껏 학교를 돌아다녔다.


모든 아프리카 나라들이 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탄자니아의 경우 공공기관의 승인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은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행정적인 문제도 포함된다.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때때로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세금을 부과하기도 하므로, 먼저 일을 시작하기 전에 현지인 변호사나 이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사전 조사를 한 이후 공공기관에 가서 일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정리하자면,

1. 내가 사업하려는 분야에서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현지인 혹은 외국인에게 초기 Operation을 하는데 필요한 팁을 얻는다.(사업자 등록, 변호사 관련 등등)

2. 내가 하려는 사업 분야와 연관된 공공기관에 찾아가 레터 등을 받는다.


Edmund Rice 전경, 들어간 순간부터 이 학교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학교와의 아쉬움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현지 학교 대상으로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시간은 지나 5월이 되었고, David과 나는 공립학교는 재정적 문제로 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가능한 학교를 알아보자고 결정을 했다. 우리가 공립학교를 고집했던 이유는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공립교육 시스템을 개선시키기 위해서였는데 아직 공립학교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Edmund Rice 컴퓨터 교사들과 첫 만남
컴퓨터 수업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
열심히 집중하는 아이들

 3개월 동안 아무런 성과 없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나와 David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때 어렵게 찾아간 사립학교가 Edmund Rice Secondary School이라는 사립학교였다. 

학교에 처음 들어간 순간부터 이전에 방문했던 공립학교와는 확연한 분위기 차이가 느껴졌다. 해맑은 아이들 표정부터 전반적으로 학교가 잘 관리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학교는 호주 가톨릭 재단이 지원하는 학교로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사립학교였다. 교장 선생님에게 우리 비전과 교육 Product을 소개했을 때, 현재 직면한 교육문제와 이것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잘 공감해줬고 먼저 시범 수업을 해보고 학생들의 반응을 보고 정규수업에 넣어보자고 협의가 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방학하기 전까지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Edmund Rice Secondary School은 우리의 첫 매출을 만들어준 첫 고객이 되었고 2년간 정규 계약이 끝난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새로운 교육 Product이 출시될 때마다 시범 운영을 하게 됐다.

 우리 Product을 구매해준 첫 고객과 만남은 사실 Product을 처음으로 팔아서 돈을 벌었다는 것보다도 우리 Product을 신뢰하고 그것에 대한 믿음을 얻었다는 것이 David과 내가 다시금 힘을 내어서 일하게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Edmund Rice 교장선생님과 정규계약 후 한장

 다시 한번 Edmund Rice와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 당시 이 학교가 우리의 첫 고객이 되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 생각보다 더 빨리 우리 비즈니스를 접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에 첫 고객을 얻었고, 개인적으로 이때가 탄자니아에서 생활하면 가장 큰 성취감과 기쁨을 느꼈던 순간 같다.


<다음 이야기>

가장 기뻤던 순간을 이번 글에서 나누었다면 다음 글에서는 가장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힘들었던 만큼 너무 큰 배움을 줬던 경험 바로 HR이다. 회사를 만들고 이끌어 간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모여 비전을 공유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다. 많은 창업팀이 사람 간에 문제로 분쟁이 생기고 심지어는 갈라서는 일까지 생긴다. 그만큼 사람 간에 생기는 문제는 회사의 존폐 여부를 흔들 만큼 더 큰 어려움을 가지고 올 수 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에서는 현지에서 인력을 구하고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등을 나눠보겠습니다.

글 보시면서 추가로 궁금하거나 알고 싶은 점 있으시면 답글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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