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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작가 Apr 25. 2021

다섯 번째 이야기. 다시 출발점에 선 나 -2-

우리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줄게.'청년취업성공패키지'

 발전된 경제만큼 둔화된 성장률.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얼어붙어버린 취업시장. 그리고 함께 늘어나는 청년 실업자들. 2010년대 들어서면서, 정확히는 IMF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의 취업시장은 나날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더 얼어붙었지만, 내가 두 번째 취준을 했던 2018년에도 취업시장은 얼어붙어있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경제 문제에 있어서 청년 취업률 증가는 최우선 목표였고, 그에 따라 나온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청년취업성공패키지'였다.


『청.년.취.업.성.공.패.키.지』


 취업의지가 있는 청년(만 18세~만 34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 쉽게 말하면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생활비를. 그리고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교육을 들을 수 있게 훈련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상태여야 했다. 이전에 회사를 다니지 않았던 사람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회사를 다니다 퇴사한 경우. 고용보험 자격을 완전히 상실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라는 얘기를 나는 여러 블로그를 통해서 확인했었다. 하지만 나는 스타트업에서 수습기간만 채우고 나와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용보험에 가입된 이력이 전혀 없었기기에 퇴사하자마자 곧바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신청을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확인하고 준비한 뒤. 집에서 가까운 고용노동센터에 방문하여 '청년취업성공패키지' 참여 신청을 마쳤다. 이렇게 나는 든든한 월 30만 원의 생활비(지금은 액수가 매월 50만 원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학원비 지원과 함께 두 번째 취준을 시작했다.




 청년취업성공패키지는 총 3단계로 이루어졌다.(구직자 선택에 따라 2단계를 건너뛰고 3단계로 바로 진행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민간기관을 선택해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상담과 취준 전반에 대한 관리를 받고, 2단계에서는 필요한 교육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워크넷과 같은 채용사이트를 통한 본격적인 구직활동으로 나눠져 있었다. 


 1단계를 시작하기 전. 기관을 선택할 때 취준의 성패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관을 선택했다.(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기관을 선택하는 데 주어지는 정보는 위치랑 취업률 밖에 없었던 탓도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앞으로 2단계에서 필요한 '내일배움카드'와 '15만 원'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기관을 방문했다. 간단한 설문지와 함께 앞으로 어떤 부분에 취업을 할지 상담을 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앞으로 걷고 싶었던 길을 정했기에 1단계는 거의 형식적으로 진행되었고, 그동안 상담사가 건네준 자료를 들여다보며 2단계 때 다닐 학원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학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1단계가 끝나자마자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곳. 그리고 필요한 자격증을 단기간에 많이 취득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1단계가 마무리되고 2주 뒤. 교육이 시작되고 3개월 동안 전산회계, FAT, TAT, ERP회계, ERP인사. 이렇게 총 5개의 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10명 남짓의 사람들과 함께 3개월 동안 같은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회계 용어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보며, 그리고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의 강의를 들으며 내가 과정을 잘못 선택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하지만, 이내 회계 프로그램을 이용한 실습을 진행하면서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낮에는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저녁에는 가장 기본적인 스펙인 토익을 공부하며 2단계를 보냈었다. 


 여름이 시작되고, 매주마다 찾아오는 시험에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 시험이 끝나면 그다음 주에 또 다른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고, 시험이 없는 때에는 보다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토익 시험을 꾸준히 보았다. 이렇게 무더위 속에서 바쁘게 지낸 결과. 목표로 했던 5개의 자격증. 그리고 800 중반의 토익 점수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짧은 시간 동안 세운 목표를 모두 이루어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본격적인 두 번째 취준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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