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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Nov 15. 2019

책1

#일일단상 #중독 #책1

그는 '잡스'를 좋아했다.

그의 한국말로 번역도 힘든
Reality Distortion Field의 신봉자였고
사과회사의 상품 라인업을 깔끔하게 정리시켰던 4사분면 기법도 애정했다.
잡스의 의상,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뉴발란스 992도 따라했다.
잡스와 같은 우주최강 상품기획자가 될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 책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니 사들이기 시작했다.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므로 그냥 쇼핑을 즐겼다.
서점에 가서 집히는 대로 온라인 서점에 베스트셀러니까 카트에 담았다.
어느새 리디북스 자동결재를 신청하고 있었다. 당연히 e북도 샀다

'시대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잡지에도 탐닉했다.
GQ와 에스콰이어로 대변되는 남성지부터 매월 사들였다.
읽는 것이 많아질수록 쓰는 어휘가 고급스러워지는 것처럼 들릴수록
그는 자신이 '잡스'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점점 '잡'스러워지고 있었다.

많은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중독된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습관 말투 생각 생활... 모든 것에 여전히 중독되어 있였다.

그는 다만 책 쇼핑에 '중독' 되어
잡스같지 않은 더욱 '잡'스런 사람이 되고 있었다.
자신만 모른체...

#실화인듯실화같은실화아닌얘기 #출근길칼세이건코스모스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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