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Ilkown Kim
Dec 02. 2019
#일일단상 #중독 #500자단상 #Community2
그에게 사람들을 챙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 그렇군요'라는 식상한 호흡보다 다른 방식의 접근법이 있었다.
그건 관심.
다른 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그래서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가깝지 않아도
그 자리에 없어도 뭔가 손 내밀어 도와주고 싶어했다.
대학교 때 그러니까 '누군가 너를 좋아한대'라고
말해주기만 해도 귀가 빨개질 그런 순수의 시절
그는 불특정 다수에게 손 내밀고 싶었다.
방법은 '선물'이었다.
새벽 공기와 함께 동아리방에 와서 방명록을 열고
(눼눼 아재 맞습니다.) 그동안 친구들이 선배들이
써 놓은 글을 읽고 답글을 한자 한자 남기고
'누가 누굴 좋아하는구만' 고딴걸 파악한 후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를 사다가 숨겨 놓았다.
그리곤 방명록에 힌트를 남기면 하루 종일 사람들은 찾으러 다녔다.
분명 마셔주길 바라는 그녀가 아닐지라도 그게 좋았다.
그 음료수 하나가 사람들에게 선물이었고
그에게도 하루를 살아나가는 선물이었다.
그 새벽 선물을 준비하는 발걸음 가벼운 청초했던 그처럼
그는 그렇게 중독을 이겨내고 있었다.
#실화인듯실화아닌실화같은얘기
#내친구얘기
#그립다동아리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