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irene Chaehee Kim Sep 14. 2021

코로나19 팬데믹이 앞당긴 교육환경(3)

수준 높은 자기 주도 학습의 이상향, 무크 MOOC의 다양한 사례

◆ TED와 Edx로 세계적인 명사의 강의를 학습해볼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코세라나 유다시티, 칸 아카데미 이외에도, TED와 같이 유용하고 전문적인 세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동영상 강연 사이트도 추천드립니다.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로,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 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하는 미국의 비영리 강연회입니다. 우리 아이 같은 어린이든 우리 같은 어른이든 상관없이,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세상의 관심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궁금하다면, 최신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는 아주 유용한 학습도구로서도 큰 가치가 있는 플랫폼입니다.


TED는 1990년부터 매년 개최되었으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기술, 오락, 디자인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최근에는 국제적인 이슈, 자기 계발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강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약 15분 정도의 짧은 강연이 많으며, 상당수의 영상이 한국어 등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스크립트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아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초대되는 강연자들은 각 분야별로 세계적인 저명 인사나 눈에 띄는 업적을 이룬 사람인데, 전달자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진행한 성과와 인사이트를 알려주기 때문에 그 유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답니다.


저는 예전에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할 때 모바일 등의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전망하는 데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어떻게 바 것인가, 그리고 우리 기업과 우리 기업이 속한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전망해보기 위해 TED 사이트에 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본 TED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2009년에 MIT Media Lab 연구원인 인도 출신 개발자가 한 강연입니다. 그는 Wearable Device를 개발하여 여섯 번째 감각기관이라고 명명하였는데 [1],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통합한 증강현실을 보여주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방식이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서 역시 저 역시 충격을 받았었죠. 엄청난 천재의 존재뿐 아니라, 그의 성과물이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에 더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참조.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증강현실을 선보인 TED 강연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의 장면

 2009년 TED 강연에서 MIT Media Lab 연구원이 신체에 증강현실을 실현하는 모습
2002년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증강현실을 실현하는 모습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TED를 통해 크리스퍼(유전자 조작 가위 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와 같은 디베이트 주제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을 학습했습니다.


분야별로 세계적인 저명 인사가 강연하는 주옥같은 내용을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정말 굉장하지 않나요? 세계적인 명사들과 연구자들의 통찰력 넘치는 강연들을 우리 아이가 직접 접할 기회를 놓치지 마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가 TED나 칸 아카데미 사이트에 자주 방문하도록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에덱스 edx 역시 MIT와 하버드 대학이 합작해 만든 무크 플랫폼으로, 유다시티나 코세라와 달리 ‘비영리 단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에덱스가 내부 기술과 강의 콘텐츠를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하는 ‘오픈 에덱스’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필요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160개 이상의 대학교에서 연계된 수업을 제공하고 있는데, 각 대학교명에 x를 붙이는 방식으로 대학교별 오픈 강의를 구분하여 수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 리스트에서 에덱스의 창립 기관인 MIT나 HARVARD의 아이콘을 누르면 MITx (edx.org/school/mitx) 또는 HARVARDx (edx.org/school/harvardx) 라는 비영리 온라인 공개 수업 페이지로 이동하여 MIT나 하버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버드x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는 무엇일까요? 마이클 샌들 교수의 Justice 강의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강의 중 하나이며, 역시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참조. 에덱스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강좌 및 대학교 연결 사이트 (edx.org/)


제가 소개해드린 유다시티, 코세라, 칸 아카데미, 에덱스, 그리고 TED와 같은 무크 사이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만큼,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어 시청이 편리합니다. 다만 영상은 영어로 제공됩니다. 저는 오히려 영어 실력을 길러 글로벌 역량의 기반을 다지는 데 무크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크 사이트에 들어가 강좌를 정식으로 신청해서 어려운 영어 강의를 듣고, 영어로 과제를 제출하여, 한 강좌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쳐 수료하게 되면, 아이의 영어 실력이 얼마나 늘어날까요?또한 21세기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 또한 같이 개발될 것입니다. 무크가 영어학원에서 듣는 강의보다 더 수준높고 비교할 것 없이 더 효과적인 자기주도 학습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무료 또는 저렴하게 세계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무크 사이트들이 활성화 되고 있을까요? 과연, 무크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코세라의 창립자가 TED 강연 중에 한 말을 그 답으로 드립니다. [2]


어쩌면 다음 아인슈타인이나 다음 스티브잡스는 아프리카의 외딴 동네에 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런 사람에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들은 기발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  ‘Coursera(코세라)’의 공동 설립자 다프니 콜러(Daphne Koller) -

세계 시민의식이 아주 잘 드러나 있는 글로벌 리더의 생각을 보시니, 여러분은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한 양질의 강의를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만 있다면 이제 더 이상 교육을 받지 못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게 될 것임을 말해줍니다.

사실, 무크 사이트는 대학 무용론에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에서 시작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작은 작더라도 그 결과는 창대하니 참으로 멋지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퍼진 무크 트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내가 돈이 없고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곳으로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우리 집에서 컴퓨터나  핸드폰만 있다면, 그리고 노력과 끈기만 있다면 세계 유수의 강의를 듣고 누구나 똑똑해질 수 있도록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학 학사 학위가 필요 없어도 무크 수료증으로 채용해주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은 어떠한가요?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죽도록 힘들게 공부하고 많은 지식들을 외워 간신히 대학에 입학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아이들의 인생에 과연 얼마나 쓸모가 있나요?

여러분도 오래전 대학교 때의 수업시간을 떠올려 본다면 동의하실 겁니다. 대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이미 오래전 이야기라는 것을요.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따라잡지 못하고 많이 뒤쳐저 있어 학생의 관심이나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고 직업을 갖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론이나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수업은 지극히 적습니다.

아이들이 대학 졸업 후 수없이 많은 면접을 보아도 취업하기 힘들어 N포기 세대니, 헬조선이니 하는 말들이 쏟아진 지 꽤 되었습니다.

대학교 교수들 중에 끊임없이 강의를 업그레이드하고 연구실적을 만들어내고 이를 수업에 녹여내는 발전적인 분들이 있는 반면, 과거의 논문과 영광에 매달려 구태의연하고 오래된 옛이야기를 강의로 풀어내고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교수들도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무크를 통해 세계 유수의 대학교, 전문적인 기관들과 단체에서 내놓은 실용적인 강의를 듣고 공부하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면, 대학교가 왜 필요할까요? 국내 최고의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은 '대학의 필요성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보 독점이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귀중한 정보라고 움켜쥐고 있어도, 매일 눈만 뜨면 새로운 내용들이 정신없이 튀어나오고 우리를 놀라게 하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곧바로 out of date가 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니까요. 따라서 대학 무용론이 신빙성 있게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겠죠.

무크의 시작점에는 분명히 이러한 대학무용론을 배경으로 대학교 자체의 위기의식도 있었지만, 무크는 결과적으로 하나의 혁신적인 교육문화 트렌드발전하였습니다.

무크 강의를 제대로 수강하려면 강의 영상을 미리 과제도 수행하고 질문에 대답하면서 많은 통찰을 이끌어내는 플립드 러닝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과 기업의 승패의 명암이 뚜렷해지고 더욱 취업이 어려워진 21세기 우리 현실에서, 교육업계와 취업 시장에 무크가 가져온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취업시장에 뛰어들 10년~20년 후에 소위 일류 대학교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삼성이나 현대, LG와 같은 보수적인 국내 대기업들이 얼마나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고 있을까요?

혁명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현실 앞에서, 우리 모두 미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하는 제라고 생각합니다.

    


[1]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Media Lab) 소속 연구원이었던 인도 출신 컴퓨터 공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는 2009년 29세의 나이로 본인이 개발한 웨어러블 기기로 구현해낸 증강현실 기술 적용 사례 중 일부를 재구성하여 TED에서 강연함.

강연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주소에서 찾아보거나 TED 강연에서 연구원 이름을 검색해볼 것. 프라나브 미스트리는 현재 삼성전자 Vice president로 일하고 있음

 (https://www.ted.com/talks/pranav_mistry_the_thrilling_potential_of_sixthsense_technology?language=en)


[2] 출처 : 에듀인뉴스(EduinNews)(http://www.eduinnews.co.kr)


[이미지 출처] Pixabay


# 4차산업혁명  #미래교육  #교육혁명  #AI교사 #로봇교사 #무크 #mooc #유다시티 #코세라 #칸아카데미 #TED #에덱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19 팬데믹이 앞당긴 교육환경(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