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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ne Chaehee Kim Apr 08. 2024

특목고 정글에서 살아남기(2)

내 아이를 특목고에 보내야 하나? (2)

앞 글에 이어, 특목고의 장점을 계속 이야기 해보겠다.


두번째로, 특목고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 학업 분위기가 좋고 학업수준도 매우 높다. 

특목고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모여,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치열하게 공부하기 때문이다.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내는 일반고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 얘기를 들어보면,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가 함께 느슨해져서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뒤쳐지지 않을지 걱정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특목고에는 아이들에게 천재라고 인정받는 아이들이 과목별로 존재하여, 과목별 시험범위가 아무리 방대하고, 문제가 아무리 어려워 평균이 40점대에 머물러도 만점자가 꼭 나오는 법칙(?)이 있다. 

그러한 과목별 공부의 신에게 모르는 것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하는 것을 학부모들은 기대한다. 


실제로, 일반고와 자사특목고의 내신 성적표를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첫째, 특목고에는 고득점자가 많다. 따라서 고득점을 받고도 등급이 낮은 경우가 매년 종종 있다. 경쟁이 치열한만큼 원점수가 95점이 넘거나 100점을 맞아도 등급이 3~4등급으로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아이나 학부모 모두 억울하다.

둘째, 경쟁이 치열한 특목고에서는 표준편차가 매우 적다. 과목별 표준편차가 심하면 4~6, 보통은 10 내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일반고는 보통 10~15가 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목별 포기자가 많을수록 표준편차는 커지게 된다.

따라서, 특목고에 다니면서 고득점을 받았지만 1등급이 안나왔다고 너무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수시전형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유형인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등급만을 정량적으로 보지 않고, 정성적으로 등급과 원점수, 표준편차를 함께 분석하여 판단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수시전형 중 학종이 아닌 교과/추천전형에서는 등급 수치 그 자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자사특목고에서는 거의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추천전형은 일반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형이며, 학종전형은 특목고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세번째로, 특목고에서는 학생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와 리더십을 계발할 수 있는 활동을 매우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 

특목고에서는 수시 전형을 위해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갈 수록 관심있는 진로분야에 대해 심화된 프로젝트를 한다. 또한 수업의 주제나 수행평가 또한 다채롭고 특색이 있어서 생기부를 화려하게 채워준다. 물론 같은 주제로도 아이들이 제출하는 보고서나 생각의 깊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학생자치회와 산하 여러 부서들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동을 한다. 학교생활을 이끌어가는 주체이기 때문에 이들이 많은 학생들이 특정 연구주제에 대해 발표와 토론을 하는 세미나와 같은 학술 행사나 외부 특목고와의 교류를 통한 대내외 행사, 전교 학생이 참여하는 큰규모의 행사 등을 직접 기획하고 주관하며 리더십을 키워나간다. 


수준높고 활발한 동아리들이 많아서 약 100개~200개의 동아리 중 오디션을 준비해 원하는 동아리에 들어가 진로와 관련된 깊이있는 학문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주요 동아리는 연합 세미나를 개최하여 inter-disciplinary 관점에서 다양한 카테고리의 지식을 융합해보는 경험의 장을 마련한다. 각종 프로젝트나 대회도 1년 내내 있기에 진로와 맞거나 관심있는 주제의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 게다가, 교내 활동 뿐만 아니라 타 특목고와 연합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인적 학문적 교류를 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면서 본인 진로계열을 찾고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생기부에 넣을만한 거리는 넘치도록, 혹은 지나치게 많다. 


결론적으로 특목고가 대학 입시 전형 중에서 수시에 또는 수시학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하는 이유는 이러한 깊이있고 다양한 우수한 프로그램과 이를 활발히 수행하는 학생들 덕분이다. 생기부가 차별화되고 수준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사실 몇몇 명문일반고를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일반고에서 수시학종전형으로 명문대학교에 진학하려면 고등학교에서 다양하고 우수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운영해야 하는데, 프로그램 세팅 및 운영이 결코 쉽지가 않다. 따라서 일반고에서는 서울대에 진학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교과 전형이나 정시 전형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수시 일반전형의 반수는 모두 특목 자사 영재고 출신 학생이라고 보면 된다. 


네번째로, 기숙사 생활과 그 밖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입시 스트레스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즐겁게 고등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 

특목고는 대부분 기숙사가 있어서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한 듯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친구들과 사랑과 우정을 진하게 쌓을 수 있는 낭만이 있다. 국제학교와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도 존재한다. 특목고간에 라크로스 원정 대회가 있으며, 체육대회 때 퍼레이드는 밤늦게까지 다함께 준비하는 과정도 대단하며, 아이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또래와 함께하는 해외 체험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대단한 추억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준다. 아이들은 미친듯이 공부하며 또 한편으로 미친듯이 즐긴다. 


다섯번째로, 우수한 환경의 아이들이 많아, 우리 아이에게 평생 좋은 친구를 만날 기회를 줄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해 본 부모들은 소위 '좋은 인맥'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부모는 우리 아이가 험난한 세상에서 좀더 편하게, 그리고행복하게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가능하다면야, 명문 특목과와 명문대 출신이라는 훌륭한 꼬리표를 아이에게 달아주고 아이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로서 갖는 인지상정이아닐까?


특목고, 참 매력적이다. 

그런데 특목고에서 3년을 보내보니, 내가 알고 있던, 그리고 기대했던 장점이 지나칠 경우에는 단점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목고의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이를 극복할 수 있고, 상처를 받지 않고 멘탈을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지도 먼저 판단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특목고의 어려운 점과 특목고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건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으며 솔직담백하게 얘기해보겠다. 



#특목고 #입시 #특목고정글_100일버티기 #특목고존버하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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