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셀프리더십
일상은 수천, 수만의 우연이 만들어 내는 순간이다. 그 중에 하나라도 잘 못 되면 우리는 일상을 보낼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 대한 감사를 잊고 산다. 감사는 순간이고, 상처는 끊임없이 되뇌이고 묵상하며 자신을 불행한 사람이라고 단정짓는다.
행복은 개념과 생각만 바꾸어도 행복이란 놈이 금세 찾아온다. 행복은 파랑새가 맞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을 알게 된다.
2년전, 남편이 처음 신장암에 걸렸을때, 나는 수술만하면 나을 줄 알았다. 폐로 전이가 되고 림프로 전이되고, 항암을 해도 더 커지는 놈을 보면서 남편이 우리 곁에 있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하루가 아쉽고, 하루가 애틋하다.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었다. 미움이 겹겹이 쌓인탓에 측은한 마음보다는 담담한 마음이었다. 우리는 이제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안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난후에 나는 내 안에 얼마나 감사가 없었는지, 그래서 일상의 당연함에 대해 잊고 있었다.
필자가 봉사를 하고 있는 두란노 어머니학교에서는 참여자들에게 자녀가 사랑스러운 이유 20가지와 남편이 사랑스러운 20가지 이유를 숙제로 내준다. 처음에는 적을 것이 생각나지 않다가, 시간을 두고 적다 보면 아주 사소한 것도 사랑스러운 이유가 된다. 보이지 않았던 장점들이 발견되고, 어릴 적 사랑스러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때는 그렇게 예뻤었어. 그때는 그랬었지. 큰 아이는 남편과 내가 그 때 써준 책상에 사랑스러운 이유 20가지를 붙여 놓았다.
이 새벽, 내가 손가락을 움직여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
아들이 피시방에 가지 않고 제시간에 귀가를 해서 감사하다.
이틀 째 연락없던 딸에게 연락이 와서 감사하다.
아침에 기운이 없던 남편이 족욕을 하며 효과가 있다고 해서 감사하다.
감사한 것들을 적어보자. 사랑스러운 것도 좋다. 다리가 아픈 사람은 다리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눈이 어두운 사람은 눈이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 기록을 하다 보면 감사할 이유들은 참 많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된다.
감사는 우리 몸속에는 베타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생성하게 한다고 한다. 베타 엔도르핀은 낙천적인 사고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때문에 생활에도 활력이 넘치게 한다. 결국 감사가 행복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