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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stolcaffe Feb 25. 2021

엉뚱한 상상, 그리고 비전

개발자와 아티스트

생각 말고 저질러 붓은 너가 쥐고 있어 (Zico - Artist)


성공한 사람들은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여야 한다고 말한다.


명사인들 어떠한가 생각이 들었지만,

동사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좀 더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그에 대해 얻게 되는 동기부여 및 가치관을 수립할 수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흔히 "좋은 개발자"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만약 구체적인 기준이 있다면, 나도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수 없이 해왔다.


예전에 어느 회사에서의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으로 나오신 CTO 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에

"면접관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개발자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면접을 보는 입장에서 회사 관련된 질문을 쏟아내도 모자랄 판에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니 당황스러워하셨지만

친절하게 본인의 생각을 말씀해주셨다.


무엇이 좋은 개발자인지 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좋은 개발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거고 아니면 아닌 거죠.
아이러니한 건, 만약 본인을 좋은 개발자라고 말하는 분들께 좋은 개발자가 무엇인가요? 물어본다면, 그분들은 과연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을까요?

크게 의미 부여해서 생각해 볼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그것보다는 개발자로서 본인이 궁극적으로 이뤄내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충분히 좋은 답변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좋은 개발자든 뭐든 먼저 꿈 이란 것은 동사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맞나 보다.





고등학생 때는 장래희망이 작곡가였다

특출 난 소질이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피아노를 오랫동안 배웠고 음악은 가장 흥미로워했던 분야였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음대 진학은 포기했지만

음악가를 포함한 모든 아티스트는 단순히 팬심을 넘어, 선망의 대상이다


2 지망이었던 컴퓨터학과에 입학하였고

개발자보다는 네트워크 보안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안드로이드를 접하게 된 이후

어느덧 11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우연한 것에 비해 개발이 너무 재밌다는 것은 나에겐 너무나 큰 행운이다


하루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으며

2013년도에 처음 개발한 개인 앱의 순위와 리뷰를 보려고 앱스토어를 살펴보고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으며, 

내가 만든 앱의 반응을 살펴보는 묘한 기류 속에

문득 "개발자도 어떻게 보면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은 지금의 목표를 갖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




IDE = 캔버스


개발자와 아티스트.

분명 결이 많이 다른 분야이다.

다른 사람들과 종종 이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지만 공감을 얻어내기는 어려웠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던 중에

마침 같은 년도에 개발자와 아티스트의 유사점에 대해 작성된 글을 찾게 되었다.

https://venturebeat.com/2013/10/19/841449/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게 되어 반가웠고 글의 내용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글에서는 개발자의 특성에서 아티스트와의 유사성에 대해 예시를 들어 비유한다.


IDE, VIM를 빈 캔버스로 비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코드나 기술적인 영감을 얻는 행동, 

훌륭한 제품이 탄생하는데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점, 

예술 작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 (붕괴) 하여 복원이라는 작업이 있듯이 

소프트웨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여러 원인으로 붕괴하며 그에 따른 리팩터링이 필요한 것.

이것이 핵심 내용이다.





개발자를 아티스트에 비유해볼 수 있다면

그다음 궁금증은, 아티스트가 작품을 남기면 작품과 이름이 사람들에게 기억되듯이

"개인 앱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앱과 만든 개발자가 누구인지 기억되는 환경은 왜 조성될 수 없을까?"였다.



이러한 환경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점이라고 봤을 때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었다.



첫째, 여러 개의 개인 앱을 제작하고 이것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루어 플랫폼화를 시키는 것이다.

개인 앱으로 의미 있는 수익화를 하기엔 정말 어렵다. 게다가 기획, 개발, CS, 마케팅, 디자인까지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한다. 


하나의 앱이 탄생하기까지 보편적인 진행 프로세스와 작업량과
작업 소요 기간 등 Task의 덩어리가 어느 정도 크기 인지 여러 앱 제작 경험으로 알고는 있지만

그래서 그 한계점이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일 것이냐는 궁금증이다.

그 기준은 매출이 될 수도 있고 이용자 수가 될 수도 있다.


먼저 이 한계점이 어디까지 인지 직접 경험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타개점 또한 있을 것이다.



둘째, 첫 번째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춰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 측면에서 pistolcaffe라는 개발자의 일상과

내가 즐겁게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공유를 통해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거나 

보편적으로 생각되는 개발자의 다소 부정적인 시각들을 개선시켜보고자 하는 것이다.





엉뚱한 상상은 비전이 되었다

그리고 확고한 비전이 생긴 후에, 제주도 이주를 선택하게 되었다

거창해 보이지만 이제 실천 단계에 놓였을 뿐이다


상상이 비전이 되기까지, 이 과정은 나에게 매우 흥미로웠다.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루트는 다양하다.

그중 스스로 동기부여를 얻게 되는 경험은 나에게 흔치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도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방법으로 그러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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