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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스티나 Dec 20. 2023

나를 울린 '꿈'

나를 살린 음악과 미술 그리고 예술 콘텐츠를 기록하기- 1. 태연-'꿈'

올해로 아트테라피로 사업자를 내고 1인 사업을 한지 꼭 5년 차가 되어간다. 만 4년까지 미라클 아트테라피 (미아떼)로 운영하다가 2023년, 올해 큰 마음을 먹고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브랜드의 처음 시작은 나를 돌아보고 나를 공부하며 치유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기적이었음을 느끼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예술로 누군가를 살리는 일임을 확실히 하는 데서부터였다. 누군가의 딸로,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살아가기보다, 나의 이름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소명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벼랑 끝에서 나를 너른 초원으로 다시 되돌려 놓는 것부터 시작했다. 매 순간이 삶에 대한 예찬과 감사 그리고 만끽할 수 있는 오로지 오늘만 느낄 수 있는 나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는, 나의 삶은 곧 일이 되었고, 일은 곧 나의 일상이 되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일을 했고, 내게 주어진 일이 곧 나의 사명인 양 나는 즐기며 그 일들을 하나씩 해나갔다. 나름대로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걸으며 꿋꿋하게 걸었더랐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심리치료부터, 미술 수업, 특강, 강의, 콘퍼런스진행, 콘텐츠 디자인, 기획, 전시까지 온갖 일을 다 져내느라 몸과 머리는 바빠지고 정신은 복잡해져 갔다. 이럴 때 어느 것 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을 안내하고, 나의 브랜드의 진짜 가치와 미션 그리고 비전에 대해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언을 구하고 싶지만 구할 사람이 없는 막막함에 외로움을 느꼈고, 커뮤니티와 동료가 절실해졌다. 


그렇게 시작해 브랜드를 코치 세명과 리뉴얼할 수 있는 수업을 들었다. 약 7-8개월이 걸렸는데, 매 수업마다 나에 대해 해체하고 붙였다가 다시 늘이고, 또다시 다듬고 줄이고 명료하게 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다 보니 정신이 꽤 혼미했는데, 오히려 브랜드의 군더더기가 빠지고 생각이 더 명료해졌다. 그렇게 정한 나의 브랜드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브랜드 페스티나'. 그리고 지금 아트테라피를 중심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아트 스튜디오 페스티나'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


이렇게 나를 찾고 또 찾은 5년 여가 흘러, 꽤 나 자신이 단단해졌다고 자부할 때, 나를 펑펑 울리는 노래를 만났다.

'태연'의 '꿈'. 조용필이 부른 '꿈'을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주제곡으로 다시 부른 거였다. 




"저기 저 별은 나의 맘을 알까, 나의 꿈을 알까
외로울 땐 슬픈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그 높은 성장과 미션, 그리고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꾸만 시험당하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저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잘 걸어 나오는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수고와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아주 작은 브랜드인데, 이렇게 내가 진심으로 아이들을 살아나게 하고 싶고, 예술로 그들의 마음에 꿈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 닿을까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 앞에 가려졌었다.


그 마음을 깨닫고 나는 오늘 오후 수영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한 곡 연속 듣기를 하면서 펑펑 울게 두었다. 눈물이 흘러도 닦지 않고, 그저 맘껏 울게 두었다. 그리고 나를 다독이면서 언젠가는 나의 동료를 만나 법인을 시작하고, 누군가를 고용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어엿한 대표가 되기를 꿈꾸었다. 

그저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더 커지고 싶다는 욕망을 마음껏 인정해 주는 하루였다.


한편, 오늘 나를 울린 노래, '꿈'을 통해 나는 나의 욕망을 마주하게 만드는 음악과 미술, 그리고 예술 콘텐츠에 대해서 기록해 보기로 했다. 시작했고, 창대한 꿈을 꾸고 있지만 여전히 나 자신이 부족한 듯 보이고 막막한 사람이라면 '꿈'을 듣고 마음껏 우는 자신을 마주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쏟아내면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금쪽 상담소>의 오은영 선생님의 말처럼, 그다음을 걸을 수 있다.

"다 울었니? 이제 할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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