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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대디 Nov 28. 2020

NBA카드 재열풍과 나의 가치

90년대 중반 NBA 중계를 AFKN으로 알아듣지도 못하고 화질도 별로였던 TV로 시청했을 때가 있었다. 당시 국내 농구대잔치의 열기도 엄청났고 그와더불어 슬램덩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때라서 농구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었다는 말을 하기에도 너무 작았다. 학교에서도 농구를 잘하면 대접받았던 때라 1-2교시 중간 쉬는 시간에 뛰어나가서 10분 동안 농구하는 것조차 행복했을 때였다.

나도 위에 언급한 농구를 정말 좋아했고 매일같이 했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좀 더 디테일하게 접근했다. NBA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에 NBA카드 샾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의 팬이었는데 우연히 친구를 따라갔다가 NBA카드로 마이클 조던의 화려한 모습과 거의 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싸인 카드도 뽑을 수 있다는 말의 유혹에 넘어가 카드 수집에 빠졌던 적이 있다. 내가 수집했던 선수는 마이클 조던, 앤퍼니 하더웨이, 하킴 올라주원 등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가지고 있다. 부모님께 혼이 나면서도 열성적으로 나의 중학교 시절을 함께했던 NBA카드들은 IMF로 인한 국가부도 사태 전에 카드 샾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최근에 한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카드 가격이 많이 올랐고 다시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요즈음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다시금 접하게 되었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Panini라는 카드회사가 독점을 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며 카드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예전에는 선수 싸인 카드를 뽑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지만 이제는 그 정도 까진 아닌 거 같다. 어떤 카드는 한 박스를 구입하는 경우 1000만 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 거 같으니 거품이 상당하기는 하다.

카드 가격이 오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 때문에 즐길 것이 한정되어있고 카드 수집 같은 경우에는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가격이 오르거나 희귀한 카드로 분류되어 좋은 가격으로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미와 자산을 동시에 잡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카드 수집 열풍이 과하게 하지만 않는다면 술 먹고 도박하는 데 사용하는 것보다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나도 25년 전에 카드를 수집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카드들을 보면 가치가 오른 것들이 꽤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카드들은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치가 비슷하다.

이것을 보면서 약간 웃기기는 하지만 나를 되돌아보았다. 25년 전과 지금의 내 가치는 얼마나 올랐을까? 아니면 비슷한가? 물론 돈으로 따지자면 지금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러나 무한한 가능성으로 따지자면 중학생이었던 25년 전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스포츠 카드도 루키 카드라는 것이 있는데 신인선수를 뜻하는 것이다. 이미 유명해서 NBA에 입성한 선수를 제외하고 루키로 들어와 카드가 발매되고 그 선수의 활약상에 따라 오래전 나온 루카 카드의 경우도 수백에서 수억 대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렇게 NBA카드는 현재 활약상에 따라 오래전 카드도 가치가 무한대로 올라갈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잘 나간다고 해서 과거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현재 활약상에 따라 나이에 관계없이 미래의 우리 가치를 높일 수는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가치를 높이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어려울 때 일 수록 나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고 극복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간이 나의 가치를 증명하고 높일 수 있는 철호의 기회이다. 가만히 앉아서 신세타령만 하기엔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깝다.


시간이 지나고 안정세로 돌아가며 취준생이 인터뷰를 본다면 아마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당신은 코로나 기간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이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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