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identity의 번역어이다. 동사가 먼저였는지 명사가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identity라는 명사는 identify라는 동사와 대응하며, identify는 '확인하다'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확인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이 '무엇'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그것은 그 '무엇'이 환경과 상관없는 동일한 속성,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ㄱ이라는 환경에서도 a라는 속성을, ㄴ이라는 환경에서도 a라는 속성을, ㄷ이라는 환경에서도 a라는 속성을. 그래서 우리는 ㄱ의 환경에서도 ㄴ의 환경에서도 ㄷ의 환경에서도 그 a라는 속성 덕분에 A라는 그 '무엇'을 '확인'하고 "가시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identity와 identify의 공통의 어원, idem은 라틴어로 "같음"이라는 뜻이다.
정체성을 부정한다는 것. 그것은, 확인할 수 없게 하라는 것. 확인할 수 없게 하라는 것은 그 공통된 속성을 감추라는 것. 그 "무엇"의 환경마다 동일한 그 속성을 감추라는 것이다. 동일하지 말라는 것, 드러내지 말라는 것.
정체성을 반대한다는 것이랑 차별이 어떻게 같냐고? 그 질문에 나는 위처럼 답하고 싶다.
덧: identity라는 단어 자체가 세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동질성, 정체성, 독자성". 즉 환경마다 동일한 동질성이 정체성이 되며 그 정체성으로 인해 독자성을 가질 수 있다.
- 2017. 04. 25.
지난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
홍준표의 "동성애 반대합니까?" 질문에 문재인이 "반대하지요."라고 답한 것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