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한 해가 이렇게 빨리 지나갈 수 있단 말인가. 놀랍도록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 7월. 내가 와디즈에 몸담기 시작하면서 벌써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매년 그래 왔지만 2019년에도 역시 회고할 것들이 참 많다. 내게 2019년은 무엇을 남기고 또 깨닫게 했을까.
첫째.
요즘 <성공의 공식, 포뮬러>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성공과 성과를 분리하는 것부터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을 시작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을 뿐이다. 아니, 아마 부끄럽지 않은 정도의 성과를 낸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와디즈 그리고 조직이 점점 확장하면서 이제는 정말 나 혼자 해내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슈퍼맨이라도 된 것처럼 모든 문제는 내 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해결하지 않고 내 자리를 지켜주는 것, 그리고 이왕이면 흔들리지 않고 원칙에 맞게끔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 이것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런 점을 깨닫게 된 것은 무엇보다 내 주변에 훌륭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흔들리지 않게 다잡아주는 나의 동료들이 내겐 참으로 고마운 존재들이다. 한편으론 3~5년 전의 나의 모습과 닮아있는 지금의 내 동료들에게 좋은 등대가 되어어야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마땅히 해야 하는 무언가 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 역시도 스스로를 계속해서 갈고닦으며 업무 역량과 더불어 인격적으로 성장해야 함을 한시도 잊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슈퍼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5년이 걸린 것 같다. 이젠 마음이 편하다.
둘째.
솔직히 지금의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버거울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이 정도면 성공했다고 칭찬해주고 또 부러워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내가 정말 성공한 사람인가? 전혀 아닌데..
오히려 해야 할 일이 계속 많아지고 있고, 책임져야 할 것들도 더 많아졌다. 그래서 때로는 나의 고민은 어디에 털야 놓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회의감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온전히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엔, 나는 아직 너무 어리다. 그럼에도, 내게 한 회사의 경영진에 속해 방향성을 그리는 일을 함께하고 또 나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내가 좋아하는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회이자 나에게 주어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19년은 내게 부단히 공부해야 하고 다른 차원에서 성장해야 함을 알려준 시기였다.
마지막.
앞으로의 나를 위해서라도 정말 나를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알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은 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는 일이다. 지금의 내가 어떤 환경과 배경에 의해서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알게 된다면 나는 점점 더 발전할 수 있다.
2019년 내가 가장 잘한 일이라면, 바로 이것이다. 지금의 내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를 알기 시작했다는 것. 필요에 의해 시작한 대화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아주 어려서부터 심리적 독립을 빨리한 사람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매사에 책임감이 높고 해결사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었다. 이렇게 나를 정의 내릴 수 있게 되니,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세상은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르게 수많은 감정과 관계로 존재한다는 것 역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아마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좋은 대화를 많이 한다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이제야 조금 깨닫게 된 것 같다. 2020년의 나는 아마 나에 대해 더 깊이 알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늘 묵묵하게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늘 나를 믿고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정도면 나는 2019년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정말 내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 19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