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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범 Dec 31. 2019

2019년, 내게 남은 것

내가 참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한 해가 이렇게 빨리 지나갈 수 있단 말인가. 놀랍도록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 7월. 내가 와디즈에 몸담기 시작하면서 벌써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매년 그래 왔지만 2019년에도 역시 회고할 것들이 참 많다. 내게 2019년은 무엇을 남기고 또 깨닫게 했을까.



첫째.

요즘 <성공의 공식, 포뮬러>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성공과 성과를 분리하는 것부터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을 시작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을 뿐이다. 아니, 아마 부끄럽지 않은 정도의 성과를 낸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와디즈 그리고 조직이 점점 확장하면서 이제는 정말 나 혼자 해내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슈퍼맨이라도 된 것처럼 모든 문제는 내 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해결하지 않고 내 자리를 지켜주는 것, 그리고 이왕이면 흔들리지 않고 원칙에 맞게끔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 이것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런 점을 깨닫게 된 것은 무엇보다 내 주변에 훌륭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흔들리지 않게 다잡아주는 나의 동료들이 내겐 참으로 고마운 존재들이다. 한편으론 3~5년 전의 나의 모습과 닮아있는 지금의 내 동료들에게 좋은 등대가 되어어야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마땅히 해야 하는 무언가 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 역시도 스스로를 계속해서 갈고닦으며 업무 역량과 더불어 인격적으로 성장해야 함을 한시도 잊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슈퍼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5년이 걸린 것 같다. 이젠 마음이 편하다.


조직이 젊다. 연령대도 젊고 생각도 젊다. 그러나 무언가 꽉 차있다.



둘째. 
솔직히 지금의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버거울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이 정도면 성공했다고 칭찬해주고 또 부러워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내가 정말 성공한 사람인가? 전혀 아닌데..


오히려 해야 할 일이 계속 많아지고 있고, 책임져야 할 것들도 더 많아졌다. 그래서 때로는 나의 고민은 어디에 털야 놓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회의감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온전히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엔, 나는 아직 너무 어리다. 그럼에도, 내게 한 회사의 경영진에 속해 방향성을 그리는 일을 함께하고 또 나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내가 좋아하는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회이자 나에게 주어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19년은 내게 부단히 공부해야 하고 다른 차원에서 성장해야 함을 알려준 시기였다.

와디즈를 이끌어가는 사람들
와디즈 구성원이 이만큼 많아졌다





마지막.

앞으로의 나를 위해서라도 정말 나를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알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은 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는 일이다. 지금의 내가 어떤 환경과 배경에 의해서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알게 된다면 나는 점점 더 발전할 수 있다. 


2019년 내가 가장 잘한 일이라면, 바로 이것이다. 지금의 내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를 알기 시작했다는 것. 필요에 의해 시작한 대화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아주 어려서부터 심리적 독립을 빨리한 사람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매사에 책임감이 높고 해결사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었다. 이렇게 나를 정의 내릴 수 있게 되니,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세상은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르게 수많은 감정과 관계로 존재한다는 것 역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아마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좋은 대화를 많이 한다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이제야 조금 깨닫게 된 것 같다. 2020년의 나는 아마 나에 대해 더 깊이 알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늘 묵묵하게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늘 나를 믿고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정도면 나는 2019년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정말 내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 19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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