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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나의 그림책방 Aug 28. 2018

국립 민속박물관

온 가족과 떠나는 신나는 과거 여행

꽤나 서늘해진 주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이 왔습니다.  추적추적 비가 내려 아쉬웠지만, 워낙 더운 여름을 보낸 뒤라 빗줄기가 달콤하게 느껴지네요.


이번 주말에는 경복궁 바로 옆에 위치한, '국립 민속박물관'에 다녀왔어요.

광화문 근처에 꽤나 자주 갔지만, 유독 민속박물관에는 발길이 닿지 않았는데요. 재미있는 주제로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국립 민속박물관을 찾았습니다.





국립 민속박물관


 국립 민속박물관은 경복궁 동문, 국립현대미술관 바로 맞은편에 있어요. 광화문 바로 근처에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기도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번에 민속박물관을 처음 방문했는데요. 사실 이 근처에 자주 오면서도 전시를 관람하지 않은 이유는 '민속' 이름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교과서에서 보던 것들에 불과하지 않을까. 혹여나 지루할 것 같다는 편견 말이에요. 그런데 웬걸! 이번 방문은 이런 막연한 편견을 산산조각 낼만큼 재미있었답니다.    



 웅장한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너무도 멋진 풍경이 펼쳐졌어요. 넓은 정원에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과 조형물들로 가득했습니다. 어릴 때 공원에 가면, 이런 장승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아요. 특히 도시에서는 더욱 그렇죠. 조형물 사이사이에는 멋진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는데, 덕분에 고즈넉한 느낌의 동양적인 정원이 만들어지네요. 민속촌만큼 넓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알찬 공간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옛 시절 동네가 재현되어 있어요. 기대도 안 했는데, 이런 멋진 야외전시가 있을 줄이야! 영화 세트장 같은 공간이에요. 7~80년대 동네의 모습이 이랬을까요? 사진관이며, 잡화점. 그리고 이발소까지 참 오래된 소품들로 생생하게 재현해 놓았어요. 이발소 안에는 지지직 거리며 라디오도 흘러나오네요.



이런 시대를 경험해보지 않은 아이들과 청년들에게는 굉장히 이색적인 공간이 되고,  부모님 세대에게는 소중한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공간이 될 것 같아요. 박물관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교육적인 내용만을 전시해 놓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멋진 세트를 만들어 놓다니. 서울 한복판에서 무료로 이런 경험 흔치 않죠. 정말 재밌었어요. 가족과 함께 방문하시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죠?



어린이박물관 :
몸으로 경험하는 체험시공간



 비가 쏟아져서 어린이 박물관 안으로 장소를 옮겨 전시를 관람했어요. 사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시는 드물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 정도에만 어린이 시설이 따로 있는데, 여기 국립 민속박물관에도 어린이를 위한 전시가 있습니다. 저는 '신화 속 동물 이야기' 전을 관람했어요. 이 전시는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고 합니다. 원래는 시간대별로 예매를 해야 들어갈 수 있는데, 이 날은 관람객이 많지 않아 현장에서 발권을 해주셨어요.




 어린이를 위한 전시답게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요.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듣고, 몸으로 부딪혀보는 체험전시입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서 신화 속 동물들을 알 수 있게 해놓았고요. 전시 공간 곳곳에 여러 가지 힌트들을 숨겨놓아, 아이들이 찾볼 수 있도록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요. 교육적이면서도 신나는 전시입니다.



상설전시 :
선사부터 조선까지 한민족의 생활사


상설전시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사실 다 알고 있는 내용인 데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전시해 놓았다고 해서, 역사책에서 보던 딱딱한 전시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럴 수가. 너무도 재미있는 전시였어요. 기록물을 기반으로 한 전시가 아니라, 대체로 실물 크기로 재현해놓은 전시였거든요.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조선시대까지 사람들의 생활상 전반을 아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당에서 수학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멋진 은행나무와 한옥의 내부 모습도 관람할 수 있어요.



조선시대 삶을 재현해놓은 3관 전시예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인 사이즈의 마네킹으로 재현해 놓아 생동감 넘치네요. 보고, 듣고, 맡아보는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저기 저 가마가 보이시나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김태리 씨가 항상 타고 다니는 가마와 비슷한 것 같죠. 드라마나 교과서에서 보던 과거의 생활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이나, 어린아이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별전시 : 세대를 넘어 수제화 장인



사실 오늘 국립 민속박물관에 간 목적은 바로 이, 특별전시를 보러 간 것이었어요. 수제화라는 독특한 소재로 어떻게 전시를 할까 궁금했거든요. 신발에 대한 전시라. 어떻게 진행될까요?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어요.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수제화와 관련된 기록물들을 시대별로 전시 해 놓았고, 우리나라 수제화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였어요. 전시장 내에는 수제화 작업 공방도 재현되어 있고, 수제화 제작과정 영상도 볼 수 있어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주말이라 수제화 장인이 직접 수제화를 만드는 시연을 하고 있었어요. 수제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관련 공부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뻔한 전시일 거라는 편견 때문에 그냥 지나쳐왔던 국립 민속박물관. 익숙한 주제도 새롭고, 재미있게 전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흥미로운 전시였어요.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 국립 민속박물관의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가족과 함께 박물관 나들이 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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