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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나의 그림책방 Jun 30. 2018

이상한 화요일

데이비드 위즈너의 예술세계

이 글은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동화책에도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나 싶지만, 독자의 읽을 권리를 위해 자세한 내용(삽화)은 싣지 않습니다. 주관적인 감상문입니다.


그림책 리뷰를 시작하며

 저는 그림을 공부했고, 지금은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는 미술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원래 책을 좋아했지만, 동화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좋은 미술교육을 하기 위해서였어요. 아이들의 관점에서,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함이었죠.
 그러나 성인이 되어 동화를 읽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또 다른 차원의 울림이었고,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감성에 저는 그만 퐁당! 빠져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림책 덕후가 돼버리고 만 것...입니다.!  
 여러 해 그림책을 읽어 오면서 '이건 참, 어른들이 봐야 해!'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니군...'이라고 생각했던 책들이 있습니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단순히 아이들에게 교훈을 전하는 내용만 담겨있지는 않기 때문인데요. 
 요즘은 정말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구성의, 다양한 이미지의 동화책들이 넘쳐납니다. 일러스트와 문학이 합쳐진. 복합예술의 한 장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죠. 야리야리한 감성에서부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반전 있는 동화까지! 몇몇 동화책은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하고, 마지막 장을 덮지 못할 만큼의 혼란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그림책 칼럼.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소장가치가 있을만한, 작품성이 있는 동화를 소개하려 합니다. 예술이란 원래 공유할 때 그 감동이 커지는 법이니까요. 그림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문학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그림책을 보라! 그림책을 보라!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상한 화요일'

  이 책은 이미 너무 유명해서 뭐라 코멘트를 달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데이비드 위즈너는 일러스레이터이자, 동화책 작가인데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입니다. 그러나 모르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으실 테죠! 2009년에 성곡미술관에서 내한 전시도 한 차례 하셨고, 인터뷰 자료도 꽤 있네요. 


 일단 이 책의 특징은. 글로 내용을 전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의 스틸컷처럼 보이는 그의 그림은 이야기를 전개시킬 수 있는 단서들을 마구마구 담고 있어요. 여느 동화책처럼 귀여운 캐릭터만 등장하지 않습니다. 핵심적인 신(scene)들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만, 긴 설명은 담지 않죠. 정말 간략한 소개만 곁들입니다. 아이들은 이 부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자신만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글로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림 자체는 굉장히 서사적이라고 느껴집니다. 따라서 어른들은 큰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림의 온도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신비한 느낌들은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위즈너는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기발하고 독특한 그림들은 정말 달리의 감성을 담고 있네요. 달리의 그림이 초현실적이고 철학적이라면, 위즈너의 그림들은 조금 더 친절하고 따뜻한 듯합니다. 



▲달리, 기억의 지속 , 1931                                                                ▲ 데이비드 위즈너 삽화 중 하나





그의 인터뷰를 조금 인용하자면, 위즈너는 "획일적인 이야기 전달 대신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어요. 글이 아닌 그림으로만 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죠. 글에 익숙한 어른들에게, 그림을 읽는다는 것은 다소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책을 펼쳐보세요.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를, 그 에너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아쉬운 동화책.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상한 화요일' 


**저작권 문제가 있을지 몰라 그림책의 내용(삽화)은 찍어 올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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