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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2.대학병원 10년 차 임상병리사,사직을 결심하다

 2016년 10월, H1b 최종 불합격이 된 후, 계속해서 영어공부에 매진했다. 그 당시 나는 현실을 살지 못했다. 현실의 행복했던 생활들을 잡지 못하였고, 잡지 않았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픈 선택을 하게 되었고, 계속해서 현실에 발을 붙이지 못하였다. 지원해주는 병원도, 에이전시도 없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목표를 향해, 영어공부에만 전념하였다. 어느덧 한해 두 해가 지나가게 되었고, 영어공부를 하면서 이곳저곳 H1b비자를 스폰서해줄 회사와 컨택을 하였지만, 최종적으로는 영어점수 때문에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는 현실도, 꿈도 아닌 삶이 계속될 것 같아서, 10년 다닌 대학병원을 그만둘 결심을 하였다.


 2019년 4월, 결국 병원을 그만두고, 영어에 전념하기로 하였다. 정말 다행히도 2019년 9월 결국 영어점수를 달성하였고, 이곳저곳 면접을 보다가 Comtrixhealthcare라는 에이전시와 계약을 하게 되었다. 플로리다에 위치한 회사였고, 시급은 23$/hr 로 계약을 하였다. 병원과 직접계약을 하는 것과는 시급 차이가 많이 난다.

그 당시의 문서들
시급도 짜고, 영주권비용도 반반..노예계약(그땐 몰랐지)


시급이 적어도, 최대한 빨리 미국에서 일을 시작해야 했고, 영주권을 받는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하여서 바로 진행하였다. 정말 운이 좋게도 H1b Lottery를 바로 통과하였다. 플로리다 주의 면허이전을 준비하였고, 필수교육과정인 AIDS, STD관련 인터넷 교육을 진행하면서 한 단계씩 미국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정말 갑작스럽게 2020년 6월 코로나로 인해 병원에서 사람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고 하였고, 어느새 별이야기도 없이 에이전시의 메일하나에 모든 과정들이 중단되었다. 몇 번이나 메일을 보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과 내년에 다시 준비해보자는 말만 들었다. 그렇게 또 나의 1년이 지나갔다.

그 당시 절망스러웠던 상황

 

 2021년 4월, 같은 회사와 H1b Lottery를 또 진행하였지만 떨어졌다. 그 당시에는 정말 정보가 많이 없어서 이방법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미국에 와보니 다른 길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필리핀 동료들한테 정말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간호사도 그렇고 병리사도 그렇고 이쪽 계열에서는 필리피노들의 정보력을 이길 수가 없다. 정말 많은 필리피노들이 현직에서 일하고 있고, 어느 병원을 가든 50프로 가까운 필리피노 간호사, 병리사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커넥션은 정말 강하다.


 2021년 5월, 거의 미국을 포기하게 되었다. 내년이라고 붙을 수 있을지 모르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차선책을 준비하였다. 외국 어디를 나가든지 핵심은 얼마나 안정적인 비자를 가지고 일하는가 중요하다. 지금 당장 미국에 가서 일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미국면허와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일할 수 있는 비자가 없었다. 그래서 미국 말고 캐나다 또는 영어권에 일할 수 있는지 알아보게 되었다.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캐나다 영주권이 얻기가 다른나라에 비해 쉽다고 들었고, 코로나 이후 영주권 정책이 많이 풀렸다고 하였다. 먼저 학교를 졸업 후 PGWP(Post-Graduation Work Permit)를 받아서 일할 것인가, 영주권을 먼저 진행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일단 영주권을 먼저 얻는 방향으로 결정하였다. 영주권을 빨리 얻기 위해서는 캐나다의 오지에서 일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여러 곳 알아보다가 캐나다 알버타의 시골동네의 한 모텔에서(13CAD/hr) 청소일을 하기로 하였다. 그 당시, 캐나다 이민정책이 활발하였고, 1년 일하면 영주권을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영주권은 1년이면 나온다고 들어서, 2년만 고생해서 영주권을 얻어서 임상병리사 경력을 이어나가는 게 나의 계획이었다. 학력과 경력을 인정받고, 시험을 응시해야 하지만 충분히 가능할 거라는 판단이었다.


 2021년 11월 캐나다 알버타주 에 도착하였다.


끝. (Ep0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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