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같은 도시에서의 삶
5년 전, 혼자 유럽 배낭여행 50일을 다녔을 때 나에게 프라하라는 도시의 이미지는 마치 동화 속 마을 같은 모습이었다. 이런 곳에 살면 좋겠다고 스치며 생각한 곳에 5년 후 내가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러한 곳에 내가 살면서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나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벨기에 브뤼셀에 살게 되었고 약 8개월 후 회사의 위치 이전으로 인해 프라하로 옮기게 되었다. 그렇게 누구나 꿈꾸는 달콤한 신혼 생활을 남편 직장 덕분에 유럽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아는 사람 하나없이 남편 하나만 믿고 해외에서 사는 삶이 때로는 외롭기도 했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는 타국에서 오롯이 둘만 의지하며 보낸 신혼생활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살다가 돌아보니 어느덧 프라하에 온 지 1년 10개월, 그리고 다시 떠나야 하기에 나에게 주어진 3개월 동안 지나간 나의 시간들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담은 것을 좋아한다. 특히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유럽의 매력은 끝이 없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 더 멋진 오늘이 만들어진 이 곳의 순간들이 얼마나 멋진가! 그리고 그런 곳에 남편과 함께 살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유럽에 살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나라와 나라 사이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주의인 나는 최대한 많이 가보고 느끼자는 주의여서 2년 동안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남편과 함께 주말이면 차로 프라하에서 출발해 드레스덴, 베를린, 비엔나, 잘츠부르크, 부다페스트, 밀라노 등을 다녔고 휴가일 때는 비행기를 타고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녔다. 결혼하기 전에도 나는 여행하기를 즐기는 사람이였지만 결혼 후에는 더 많은 곳을 남편과 함께 다닐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역마살이 많은 내가 역마살이 더 많은 남편을 만나니 어느새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부부가 되었다.
원래도 사진찍는 것을 좋아했지만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3년동안 7만장이 넘는 사진과 수백장의 동영상을 찍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좋아서 시작한 일들이 나에게 하나의 기회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여러가지 소통의 방법중에 글을 택하기로 하였다. 내 마음이 100% 전달되리라 생각되진 않지만 최대한 생생하게 그날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전하고 싶다. 프라하 이외에도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유럽의 도시들과 맛집들 그리고 유럽에 살고있는 현지인들에게 들은 깨알 꿀팁 등을 글속에 써내려가려고 한다. 또한 내가 살면서 직접 경험한 프라하라는 도시의 꼼꼼한 속내와 중부유럽에서 닿을 수 있는 수많은 아름다운 유럽의 도시와 자연 그리고 그 속에서 오랜 세월 자리잡은 문화를 느끼고 또 배운 기록을 차근차근 들려주려고 한다. 그렇다 이 글은 나의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들 그리고 추억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하여 써내려가는 나만의 시크릿 다이어리인 셈이다. 이 시크릿 다이어리의 시작은 내가 가장 오래 머물었고 추억이 많이 담긴 프라하로 시작하려고 한다. 이제 나의 비밀을 풀어놓을 시간이다. 약간의 어설프고 어색한 부분들이 있겠지만 나의 서툰 표현들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