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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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숏츠를 돌려다보면 넘기지 않고 꼭 보는 몇가지 콘텐츠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제가 매우 좋아했던 "관상" 이라는 영화입니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서 미래를 예측한다면 큰 돈이나 큰 힘이 되겠죠. 하지만, 현실은 미래 예측은 고사하고 어떤 사람인지 성향만 맞춰도 돈을 지불할만 합니다. 타인이 누군지 알기 위해서 돈을 내는게 관상의 주요 기능이지만, 실제로 현실에서의 시장은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서 돈을 내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조선에 관상이 있었다면 리얼월드 시장에서는 MBTI가 있죠.
이성의 기능, 비난의 대상이 되다
자신을 알아가는, 혹은 타인에게 소개하는 재료로 쓰이는 MBTI에서는 공공의 적이 있습니다. 바로 T의 기능입니다. 오죽하면 티발놈이라는 말도 나왔고 공공연히 쓰이고 있으니 말이죠.
T는 왜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을까요? 이성적 판단이라는 허울좋은 평가만 본다면 T는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들을 차곡차곡 조립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것이 T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럴수도 있겠죠. 하지만, T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린것은 이성만으로 해결안되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상대성: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가
저는 어렸을때 항상 이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때에는 이성적인 면을 더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래야 나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제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능력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제가 접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들은 변수가 복잡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로 나 혼자 해결하면 되는 문제였고, 나 혼자 열심히 하거나 나 혼자 고비를 넘기면 되는 문제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가 가진 이성의 힘만을 기르면 대부분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역할과 당면한 문제가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이성의 힘은 이제 많아야 50%의 비중을 차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공감과 직감: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하는 능력
이성은 해당 문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어나가는지 주어진 변수들을 조립하는데 용이합니다. 순서를 바꾸거나 알고리즘을 만드는데 좋죠. 하지만, 이런 기능을 사용하기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할것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내고 정의하는 것입니다.
사회 초년생들, 혹은 간단한 기능상의 문제들은 대부분 보기에서 무엇이 문제인지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보다 복잡한 문제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의하는것부터 막힙니다. 문제의 정의가 되지 않으니 해결책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이 단계를 넘어야 조립이 가능한데 말입니다.
그래서 이성을 넘어서는 직관과 공감이 필요합니다. 보기없는 문제의 뒷면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문제의 정의를 뛰어넘는 직관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그들을 설득하려면 공감의 능력이 있어야 하죠. 그래서 직관과 공감이 없이 이성만으로 문제를 정의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커집니다. 대부분 이렇게 정의된 문제들은 자기 자신만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대적인 힘을 가지거나 돈의 힘을 발휘해서 모든 문제들은 압도하지 않으면 대부분 소시오패스 같은 문제 해결방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나의 입장만 생각하고 내 입장에서만 문제를 정의했기 때문이죠.
티라고 쓰고 쏘시오패스라고 읽는다
그래서 문제 정의에 조금이라도 직관과 감성이 들어간다면 티발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대부분 티발놈이 되는 이유는 직관도 감성도 없기 때문이죠. 직관이 들어가있는데 감성만 안들어갔으면 싸가지는 없지만 인사이트 있는 놈이 됩니다. 아직 티발놈은 아닙니다. 진정한 티발이 되려면 인사이트도 없는데 자기의 생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추가되어야 합니다. 이 복잡한 미사여구들을 한방으로 정리하면 쏘시오패스적인 문제해결방식이 됩니다. 다만 차이점은 이기적인 농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이기적인 농도가 100%에 도달하면 정말 쏘시오패스가 되는것이고 10% 수준이면 그냥 자기 생각만 하려는 이기적인 인간 정도가 되겠죠.
티발과 일반 남성 수준의 차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주고 욕하자
티발이 나오게 된것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수준의 공감능력에 반하는 남성들의 무덤덤한 대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원래는 여성들의 감성적인 반응을 까려는 용도로 시작되었는데, 보다보니 정말 티발이라고 불릴 수 밖에 없는 경우들도 많게 된것 같습니다. 흔한 남성들의 무관심으로 시작된 티발은 엄밀히 말하면 쏘시오패스의 농도로 따질 수 없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상대방의 말을 공감하기 위한 학습이 전혀 안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학습이 되면 (대부분 암기식으로) 완벽한 티발이 되는것은 사라집니다. 이해를 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야 하는 과정을 통과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것을 이제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과정이 안되면 가끔 인사이트와 공감이 부족한 상태로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도 상대방이 정말로 티발인지 알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주었으면 합니다. 다른 이성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충분한 기회와 환경이 제공되었는지를 말이죠.
동성끼리의 티발이 진짜 티발이다.
그러므로 이성간에 발생하는 티발은 언어의 차이일뿐 티발이 아닙니다. 진정한 티발은 동성간에 이루어집니다. 정말 상대방에 대해서 공감을 못하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입장을 고려해서 말하는 티발이 진정한 티발의 수준인것이죠. 여기서 한단계 더 쪼개 보기 위해서 선택할 변수는 바로 고의성입니다. 이게 진짜 몰라서 그런것인지 아니며 일부러 아는데 그러는것인지를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후자일 경우는 진정한 소시오패스로 생각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저는 가끔 스스로 이성적으로 포지셔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사람은 왜 그럴까? 생각해 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티발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진정한 티발(소시오패스)는 자신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달릴뿐 스스로 이성적이라고 절대로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죠.
자 이제 진정한 티발의 끝판왕(소시오패스)를 구분할 준비가 되셨으면 한번 주위를 둘러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여기에 해당할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