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서로가 죽일 듯 원망하고 미워해도 이별은 언제가 우울한 법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아름다운 이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한 행복과 추억까지 모두 원망과 미움으로 버리는 것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별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습니다. 합의라 하여도 먼저 말을 꺼낸 이는 먼 훗날 죄책감에 쌓이겠죠. 가해자는 자신이 헤어짐을 통보한 것에 대한 미안함. 피해자는 버림받았다는 고통. 그리고 상실감과 외로움이 공통으로 공명할 것입니다.
제가 아름다운 이별을 생각하는 이유는 그리 큰 것이 아닙니다. 저는 차였습니다. 연인은 이제 저를 더 이상 좋아하고 있지 않기에 이별을 통보한 거겠죠?
그렇지만 저는 아직도 그녀를 좋아합니다. 그녀가 이별통보를 하고 난 뒤 너무나 잘 다니는 것에 대한 원망과 미움보다는 되려 좋았습니다. 잘 지내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그녀가 이별통보를 할 때도, 이후에도 계속 저에게 꼭 잘 살라, 인생을 즐겨라, 함께한 모든 순간이 고맙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의 미련은 그녀에게 상처가 될 것이니 대신 아름다운 이별을 하자고요. 당연히 잡고 싶지만 그런 상처를 주는 건 정말 사랑함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더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이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행복하고 고마운 추억까지 버리지 않는다. 감사함으로 남겨두자.
서로에 대한 상처는 모두 흘려보내자.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자.
헤어진 이후에 원하던 취업이나 합격, 경사가 있을 때 진심으로(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의 말을 전해주자.
서로 서툴러 상처를 주었던 첫 연애의 끝맺음은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한때 사랑했던 이를 이제는 친구로도 지내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한때 그렇게 사랑한 이를 저주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길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