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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래 Jul 05. 2020

혼코노에서 모르는 사람과

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33

2018년 8월 14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살면서 겪는 신기한 이야기라 아직 술이 덜 깼음에도 남겨야지 싶어서 남겨두는 글.


나는 술이 취하면 술도 깰 겸 그냥 노래도 할 겸 해서

집에 가는 길에 녹두 거리에 있는 코인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집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음.

즉, 혼코노를 종종 하는 편임.


나만 그런건 아닐걸로 알지만 혼자(술 먹고) 코인 노래방에 가면

마치 내일이 없는 것 처럼 열창하는 경우가 종종 있음.


오늘도 으레 그랬던 것처럼 열창을 하고 있었음.

열심히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을 부르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림.


혼코노를 하는 중에 문이 열린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임. 

왠 형제분이 꾸벅 인사를 하면서 들어왔고 나는 하던 노래고 뭐고 

정지 상태 + 긴장 상태에 들어갔음. 


"혼자 오셨나요?" 


그럼... 이 좁은 방에 혼자 노래하고 있는데 일행이 있겠나! 라고 말할만 했지만

술에 취하고 당황한 나는 "네. 혼자왔습니다." 라고 말해버렸고,


그 형제 분은 자기가 술을 많이 마셨는데 혼자 노래방에 와본건 처음인데

혼자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서 와봤다는 무슨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했음.


나는 마지막 곡을 하고 있던 중이었고, 이 노래 부르고 집에 갈 생각이었음.

이 형제 님도 취한 상태고 서로 겁나 어색한 상황 속에서

이렇게 된거 노래나 더 부르자 라는 될대로 되라는 상황 속에서 

나는 부르던 노래를 마저 불렀고

이 형제님은 노래 잘하시네요 라는 취한 나는 칭찬인가보다 했지마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이기보다는 립서비스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해주셨음.


20대에 친구와 포장 마차에서 술먹는 와중에

아코디언 켜는 아저씨가 와서 같이 술먹어 본 적도 있고

단골로 가는 술집에서 옆 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치는

기타에 맞춰 노래도 해본 적도 있고

만취한 상태에서 똑같이 만취한 아저씨와

놀이터를 뱅뱅 놀면서 She's Gone을 불러본 적도 있는지라


30대에서 이런 일이 있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천원을 더 넣었고 4곡이 추가 되었음.


그 분은 가지고 온 캔커피 하나를 건냈고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마무리 하려고 빨래를 불렀음.

역시나 립서비스와 같은 칭찬을 듣고 형제분은

이문세의 소녀라는 노래를 선곡하셨음.


이 노래를 듣는 동안

지금 상황이 꿈인가 진짜인가 감이 안오는 기분이긴 했음.


피곤하기도 했고 가려던 차에 들어온 터라

나는 마지막 노래 Wherever You Will Go를 선곡하고

마지막으로 부르는 노래라고 이야기 했음.

그 형제님은 아직 시간이 있는데 뭔 소리냐며 이야기 했지만

돈을 더 넣지는 않으셨음.


마지막으로 형제님이 들어본 적은 있는데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 팝송을 부르고 우리는 인사를 하고

노래방에서 같이 나왔음.


마지막으로 이름이나 서로 알자고 해서

나이와 이름을 들었는데, 나보다 어렸고 이름이... 모 선배와 같았음.


나오면서 이게 꿈인가 싶어서 친구한테 전화했는데

겁나 웃는 것 보니 꿈은 아닌 것 같음.


취해서 쓰는 글이니 뭔가 정리가 안되네

일단 기록용으로 꾸역꾸역 썼는데

내일 일어나서 보면 이상하겠지.

진짜 별 일이 다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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