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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lda Dec 17. 2021

누군가의 무엇으로 남는다는 것

ep.1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대세 가수 god.

그들을 히트곡 중에 <어머님께>라는 곡의 가사에 이런 내용이 있다.


-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남들 다하는 외식 몇 번 한 적이 없었고 

  일터에 나가신 어머니 집에 없으면 언제나 혼자서 끓여먹었던 라면 

  그러다 라면이 너무 지겨워서 맛있는 것 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그러자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자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난 이 노래를 듣자마자 생각했었다.

'음? 우리 엄마라면 "엄마도 자장면이 좋지만 너네가 다 먹어. 나는 그게 좋아."라고 했을 텐데.

저 엄마도 사실 좋다고 말이나 해주지. 말을 안 하면 자식이 아나..'



ep.2

어느 날 동생이 내게 어떤 광고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대의 자식들에게 깜짝 영상으로 '엄마'의 편지를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등장인물의 100이면 100 엄마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눈물을 흘렸었다.

그 광고를 말하며 동생이 나에게 물었다.

"언니는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

"아니? 안 나는데? 난 엄마가 깔깔 웃는 게 떠올라"

"그렇지? 나도 그래서 사람들이 우는 게 좀 이상했어 헤헤"



자식을 키우며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를 생각할 때 나는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사람은 죽고 나면 기억으로 남지. 

 나는 너희가 엄마를 생각할 때 기쁨으로 떠올렸으면 좋겠어.

 내가 먼저 가고 너희가 나를 생각할 때 애달픔이 아니라 기쁨으로 남고 싶다. 

 그런 엄마가 되려고 했는 데 성공한 거 같다!"


애달픔이 아니라 기쁨으로 남는 엄마. 엄마는 내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어쩌면 어려울 수 있는 삶의 방향성을 찾는 법을 간단하고도 명쾌하게 알려준 엄마 덕분에 나도 나의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하는 멋진 엄마, 쾌활한 엄마.
오늘도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날아가는 시간을 붙잡아 채우고 있다.


엄마를 생각했을 때 따스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하게 해 준 성공한 남춘 여사.

타고난 쾌활함과 긍정적인 성격으로 나의 토양이 되어준 남춘 여사.

나를 좀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을 것인가'의 화두를 남겨준 나의 남춘 여사.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고 싶을지 궁금해지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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