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백만 원을 주식으로 벌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살았다. 그러다 올해 8월, 블랙먼데이가 휩쓸고 지나간 후 계좌가 반토막이 났고, 거기서 내 주식매매도 멈췄다. 계좌의 평가손익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불타버린 숲에서 아직은 어쩔 줄 모르는 중이다. 날마다 손절을 해야할지, 그냥 기다릴지, 새롭게 매수할지 고민한다.
지난 달 돈독 모임에서 핑크 님이 이 책을 읽으시고 이야기를 나눠 주셨다. 전업주부로 주식으로 월급 벌기를 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그랬는데, 싶었다. 부지런한 투자자라서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 나는 이제부턴 게으른 투자자가 되겠다고, 투자는 안 하고 놀다가 지수가 왕창 떨어진 날 매수해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8월과 같은 폭락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면서 주식으로 부수입 벌기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하는 와중이었다.
이 책의 저자도 나처럼 스윙 매매를 주로 했다. 한 달에서 6개월 정도 안에 매매를 끝내는 중단기 매매. 데이 트레이딩을 배울 줄 알았는데, 데이 트레이딩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드머니로, 한 종목당 얼마씩 매수를 하고, 얼마 정도의 목표 수익률로 월 500만 원을 버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면 더 신뢰가 갔을 텐데, 그런 이야기는 없다. 저자가 어떻게 주식 공부를 했는지, 차트 뒤에 숨어 있는 매수 세력의 스토리를 유추하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주식 손익 엑셀 시트를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매달 부수입 시트로 관리하긴 했는데, 주식만 따로 떼어 손익계산을 해 보기로 했다. 그동안 번 것도 적지 않은데, 내 머릿속엔 손실만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다. 주식 손익을 눈에 보이게끔 숫자로 정리해 놓으면, 망설이던 손절도 조금은 쉬워질 것 같다.
MACD 지표를 추가로 참고하기로 했다. HTS에 MACD 그래프를 추가하고, 핑크색 화살표로 매수 시점이 표시되게 적용했다. 나는 스토캐스틱을 주로 참고했는데 MACD를 추가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매일 뉴스스탠드의 뉴스를 전부 본다고 한다. 뉴스스탠드가 뭔가 싶어 검색해봤더니,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뉴스 선별 자료다. 각 언론사에서 뉴스스탠드 한 페이지에 내보낼 뉴스들을 선별해서 올리고, 네이버에선 그걸 통합하여 제공하고 있었다. 컴퓨터로 보면 좀 더 편하지만, 모바일로도 볼 수 있긴 하다. 50개가 넘는 언론사의 뉴스 스탠드 기사를 다 보면 5-600개 정도가 된다. 저자처럼 그 모든 기사를 다 볼 엄두는 나지 않고, 하루에 틈틈이 뉴스 스탠드에 접속해 기사를 읽어봐야겠다. 기사를 읽는 이유는 종목 추천을 받기 위함이라기보다 경제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고 통찰력을 기르기 위함임을 기억하자.
각종 지표들을 간단히 설명한 것도 좋았다. EPS, BPS, ROA 는 높을수록 좋고, EV/EBITDA 는 낮을수록 좋다. PER, PBR, ROE 같은 건 머릿속에 있었는데, 위와 같은 지표들은 내가 매번 헷갈리던 것들이다.
오랜만에 주식 책을 읽으면서 재밌고 편했다. 역시 나는 주식이 좋은 모양인데, 다음엔 데이 트레이딩을 알려주는 책도 읽어봐야겠다.
주식을 하다보면 깨닫는 지점이 있어. 그 부분만 넘어서면 어느 정도 안전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지. 관건은 네가 과연 그 지점을 넘어설 때까지 얼마나 지치지 않고 버티느냐야. 끝없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밀고 나간다면 아마도 그 지점을 넘어설 거야.
이평화, 『주식 월급 만들기 프로젝트』, 아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