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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계좌로 절세와 장기투자를

『마법의 연금 굴리기』를 읽고

by 제니앤

내집마련을 아직 하지 못한 우리 가정 상황에서 큰 돈이 장기간 묶이는 연금계좌는 아직 만들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고 연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또다시 연말정산 기간이 되었고, 유리지갑으로 항상 세금이 투명하게 떼이는 회사원 남편은 어떻게 좀 덜 떼일 수 없나 연금 계좌 좀 알아보라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집 사려면 연금에 돈이 묶이면 안 되는데, 하다가 그래도 제대로 알아보자 싶어서 그 유명한 마연굴을 드디어 읽었다.


연금 계좌는 최소 5년은 납입한 돈을 출금하지 않아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초반에 연금 계좌를 활용해 손해 보지 않고 장기투자하는 법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웠던 점은 변동성이 높을수록 장기투자에 불리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었다.


고수익을 노릴수록 오히려 잔고가 하락할 수 있다. 10%의 수익과 하락이 반복할 경우 잔고는 99만 원이다. 50%의 수익과 하락이 반복되면 잔고는 75만 원이다. 100%수익과 하락이 반복하면 잔고가 0원이 된다. (중략) 하지만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에서 복리는 역효과를 낸다. 이것이 네 번째 함정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다. 복리의 마법은 마이너스 수익률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니 더 무섭게 적용된다. 앞에서 예를 든 50%의 수익과 50%의 하락이 있을 경우 상승후 하락이든 하락 후 상승이든 원금 1000만 원 대비 250만 원을 손실 보게 되어 있다. 상승 후 하락인 경우 1000만 원 -> 50% 상승 -> 1500만 원 -> 50% 하락 -> 750만 원으로 잔고가 바뀌었다. 복리의 마법이란 이자에 이자가 붙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 경우 첫해에 상승해서 500만 원을 벌었는데 이듬해 하락할 때 원금 1000만 원만 50% 하락하는 게 아니고, 첫해 수익 500만 원도 50% 하락하는 것이다. 그러니 똑같은 50%씩의 상승과 하락을 했어도 최종 잔금이 750만 원으로 원금도 못 지키는 것이다.

김성일, 『굴릴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마법의 연금 굴리기』, 에이지21


그러므로 연금 계좌처럼 강제적으로 장기투자를 해야하는 경우, 낮은 변동성의 상품을 선택해 장기간 가져가는 것이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비결이다. 따라서 저자는 변동성이 큰 개별 종목 투자를 권하지 않고 지수 추종 ETF 를 연금 계좌의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조언한다.


©️김성일, 『굴릴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마법의 연금 굴리기』


위 표에서 MP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의미한다. 모델 포트폴리오에 있는 ETF와 비중대로 연금 계좌에 담고, 월별 혹은 분기별로 계좌를 들여다 보면서, 해당 비중을 맞추는 리밸런싱(재분배)을 한다.


절세 혜택을 최대로 받으려면 연금 계좌에 연 600만 원, IRP 계좌에 연 300만 원을 납입하면 된다. 이렇게 최대 한도로 납입했을 때, 연봉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은 세액공제율 16.5%로 148.5만 원을, 연봉 5500만 원 이상인 사람은 세액공제율 13.2%로 118.8만 원을 연말정산때 공제 받게 된다. 이렇게 납입한 돈은 55세가 될 때까지 출금하지 않다가,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절세 효과가 가장 크다. 큰 금액을, 오랜 시간 동안 납입하고, 작은 수익률일지라도 잃지 않고 긴 시간 굴려나가면, 노후에 건물 월세 못지 않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책은 알려준다.


연말 정산 때 세금 환급 많이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그러자고 외벌이 가정에서 연간 천만 원 가까운 돈을 연금 계좌에 묶어놓는 것이 과연 우리 상황에 맞는 것인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최대 한도까지 납입하기는 이래저래 부담스러워서, 우선 이번 연말정산에 환급 받는 돈은 연금 계좌에 넣고 책에서 알려준대로 굴려보기로 했다. 3월에 아이들이 개학하는 대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연금 저축 계좌와 IRP를 비교해보고 혜택이 가장 큰 곳으로 개설하고 환급 받은 금액을 납입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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